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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10년, AI 창업가는 몇 달…AI 열풍이 만든 ‘초고속 억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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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25. 12. 30. 08:24

알렉산더 왕 메타 최고AI책임자(CAIO) 메타./ 그래픽=박종규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세지면서 억만장자가 되는 속도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지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창업가들이 AI 산업을 발판 삼아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쌓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오픈AI의 챗GPT가 공개된 2022년 이후 불과 3년 만에 AI 분야에서 다수의 신흥 억만장자들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린 것과 대조된다.

머스크는 1999년 페이팔의 모태가 된 엑스닷컴을 창업한 뒤 페이팔 매각과 스페이스X 설립, 테슬라 상장 등을 거쳐 2012년에야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최근 AI 창업가들은 몇 년, 심지어 몇 달 만에 기업가치 수십억 달러를 인정받고 있다.

오픈AI 출신 미라 무라티(37)는 지난 2월 스타트업 '싱킹머신스랩'을 설립한 뒤 불과 4개월 만에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또 다른 오픈AI 출신인 일리아 수츠케버(39)는 지난해 6월 '세이프 슈퍼 인텔리전스'를 창업한 이후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업가치 320억 달러를 평가받았다.

2022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겨AI'를 세운 브렛 애드콕(39)은 개인 순자산이 195억 달러(약 28조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해 설립된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역시 기업가치 2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는 현재 31세다.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Harvey)'도 급성장의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30억 달러였던 기업가치가 이달 들어 80억 달러로 치솟았고, 이에 따라 공동창업자인 윈스턴 와인버그(30)와 게이브 페레이라(34)의 자산 역시 급증했다. NYT는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단기간에 거대한 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외도 있다. 메타가 지난 6월 투자한 스케일AI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2016년 알렉산더 왕(28)이 설립한 이 회사는 최근 메타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된 왕의 이력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AI 신흥 부자들은 젊은 세대들이 많다.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의 마이클 트루엘(24) CEO는 2022년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중퇴하고 창업해 불과 3년 만에 억만장자가 됐다. 채용 플랫폼 '머코(Mercor)'의 브렌던 푸디 CEO 역시 2023년 조지타운대를 중퇴한 뒤 고등학교 동창들과 회사를 세워 100억 달러 기업으로 키웠다.

기술 경제사를 연구하는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역사학 교수는 "이번 AI 열풍은 19세기 말 도금 시대나 2000년대 초 닷컴 붐처럼 매우 젊은 인물들을 아주 빠르게 부자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의 고질적인 성별 불균형은 AI 시대에도 여전했다. 스케일AI 공동창업자 루시 궈와 미라 무라티 등 일부를 제외하면 신흥 억만장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오마라 교수는 "AI 붐이 업계의 동질성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이 보유한 자산 대부분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주식 평가액이라는 점에서 '서류상 억만장자(Paper Billionaire)'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벤처캐피털 사파이어 벤처스의 자이 다스 파트너는 "이들 기업 가운데 누가 실제로 살아남을지가 관건"이라며 "약속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부 역시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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