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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긴장 속, 中 난징대학살 희생자 대대적 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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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13. 18:23

시진핑 등 최고 지도부 불참
88주년 맞은 1`3일 오전 거행
일본 직접 언급하지 않아 주목
중국이 중일전쟁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자행된 난징대학살 88주년을 맞아 대규모 추도식을 열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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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장쑤성 난징시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 광장에서 열린 난징대학살 88주년 추도식./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 중앙과 국무원은 이날 오전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 광장에서 당정 관계자, 군인, 시민 등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추도식을 개최했다. 식은 이날 오전 10시(현지 시간) 난징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면서 시작됐다. 중국 전역과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도 같은 시간 추도식이 열렸다.

스타이펑(石泰峰) 당 중앙조직부장은 이날 읽은 추도사에서 "오늘 우리는 난징대학살의 무고한 희생자와 일본 침략자들에게 살해당한 모든 동포를 깊이 추모한다.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를 위해 목숨 바친 민족 영웅들을 기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중국 인민이 평화 발전의 길을 확고부동하게 걸어가고자 하는 숭고한 염원을 표현한다. 역사를 기억하면서 평화를 소중히 여길 뿐 아니라 미래를 개척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스 부장은 "오늘날 중국식 현대화는 이미 장엄한 청사진을 펼쳐 보이면서 매우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중화민족은 막을 수 없는 기세로 위대한 부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중국식 현대화를 통해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업을 추진하고 인류의 평화와 발전이라는 숭고한 사업에 더 크게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일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군국주의를 되살리거나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헤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평화를 사랑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후 "역사는 이를 이미 증명했다. 앞으로도 계속 증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둘러 일본을 비판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징의 국제 관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급 행사로 격상했다. 올해로 12번째 국가 추도식을 열었다. 올해 행사의 경우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중국 최고지도부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지도부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고지도부가 이 행사에 참석해 추도사를 한 것은 2017년 80주년 당시 시 주석과 2022년 차이치(蔡奇)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마지막이었다. 2023년에는 리훙중(李鴻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지난해에는 리수레이(李書磊) 중앙선전부장이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한 바 있다.

일본군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던 난징시에서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눈에 보이는 중국인들을 무차별 살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중국은 당시 30만명이 넘는 이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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