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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에 폭발 증가 中 라이더, 치열한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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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13. 15:18

청년층 비롯한 취업 상황 엄중
가장 취직 쉬운 곳이 역시 배달업체
최근 한계 직면, 수입 감소와 감원 일상
수년 전부터 경기 부진 탓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의 배달 라이더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앞으로도 극적인 상황 변화가 없는 한 현실은 더욱 냉혹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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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도 베이징의 라이더들. 경기 부진으로 지난 수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리고도 있다./베이징칭녠바오.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올해 11월 기준의 공식 실업률은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괜찮은 수준이라고 해야 할 5%를 약간 넘는 5.1%를 기록하고 있다. 대체로 5%를 훌쩍 뛰어넘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비교할 경우 나름 상당히 양호하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취업의 질이 화제가 될 경우 얘기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또 20%에 육박하는 16∼24세(각급 학교 재학생 제외) 청년층의 실업 상황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취업 경쟁이 살벌할 만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배달 플랫폼 등에 라이더로 취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웠다. 수입 역시 월 평균 7500 위안(元·157만 원)으로 괜찮았다. 한마디로 라이더라는 직업이 실업 위기 상황에 극도로 취약한 청년층을 비롯한 이들에게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상황도 한계에 이르게 됐다. 무엇보다 라이더 지망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11월 말을 기준으로 라이더들의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가깝게 증가한 2000만 명을 육박한다는 통계가 국가통계국에서 나왔다면 굳이 긴 설명은 필요 없다. 라이더 네 명중 한 명이 여성이라는 현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배달 플랫폼을 비롯한 업체들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1월 말을 기준으로 350만여 개 업체가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 올해 업계에 뛰어든 업체만 55만여 개에 이른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10년 차 라이더 천쥔밍(陳俊明) 씨는 "지금 배달 산업은 폭발하고 있다. 외견적으로 활황인 듯하다. 하지만 업체들이나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확연하게 다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배달업계가 이전투구의 약육강식 상황이라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실제로도 현실은 예사롭지 않다. 업체들의 매출액 뿐만 아니라 라이더들의 수입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월 평균 7500 위안의 수입을 거두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야말로 택도 없다고 해도 좋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흔하게 보기 어려운 감원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 배달 문화는 거의 일상이 됐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배달의 민족은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라는 농담이 전국 곳곳 도시의 항간에 나돈다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당연히 시장에 뛰어들 신규 업체나 라이더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라이더들이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릴 것이라는 사실은 이제 완전한 현실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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