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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회 선거 투표율 31.9%…2021년보다 소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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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2. 08. 12:09

화재 참사 여파 속 선거 진행
야권 부재·참여 저조 현상 지속
화면 캡처 2025-12-08 115128
8일 당선 축하하는 홍콩 입법회 선거 후보자들 /로이터 연합
홍콩에서 최악의 아파트 화재 참사 직후 치러진 입법회 선거 최종 투표율이 31.9%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애국자만 출마' 제도 아래 열린 첫 선거의 30.2%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현지 언론들은 전체적인 선거 분위기는 냉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선거관리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전날 유권자 131만768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자 수는 2021년보다 약 3만3000명 줄었다고 지적했다. 등록 유권자 수가 지난 선거보다 약 34만명(7.6%) 감소했기 때문이다.

투표소가 설치된 10개 지역구 가운데 지난달 26일 최소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웡 푹 코트' 화재 참사 지역이 포함된 신계 동북부 선거구 투표율은 30.15%로 가장 낮았다.

홍콩에서 유권자가 절반 이상 투표하던 시기는 이미 과거가 됐다. 2012년(53.05%), 2016년(58.28%)에는 참여율이 절반을 넘겼지만, 애국자만 출마 선거제 개편 이후 선거 참여는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치러진 구의원 선거 투표율은 27.5%로 역대 최저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 90석의 입법회 의석이 새롭게 구성됐다. 지역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20석,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이 뽑는 40석, 그리고 업계 간접대표 방식으로 선출하는 30석이 포함됐다.

등록된 후보자는 총 161명이었지만, 야권 성향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올해 2월 제1야당 민주당 해산에 이어, 6월 마지막 남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연맹(LSD)까지 사라지면서 홍콩 내 공식적인 민주 진영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직 의원의 약 40%인 35명이 출마를 포기했고, 상당수 의석은 정치 경험이 없는 신인이 채우게 됐다.

당국은 낮은 참여를 의식한 듯 선거 기간 내내 투표 독려에 힘을 쏟았다. 투표 시간 연장, 투표소 추가 설치, 투표 휴가 권고, 상점 할인 행사 등이 이어졌다.

반면 온라인에서 투표 불참을 권유한 혐의로 11명이 체포됐고, 선거 기간 일부 외신 보도를 겨냥해 "화재 참사와 관련한 허위·왜곡 보도를 하지 말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현지 홍콩 언론은 "투표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는 숫자보다, 선거에 대한 홍콩 시민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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