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난민·그림자 아이 등 인권 활동
"판결만으로 해결 안 돼"…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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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는 지평(대표변호사 이행규·김지홍)의 후원으로 출범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출범 초기에는 지평 변호사들이 맡은 공익 사건을 조율하고 필요한 인력을 연결하는 역할이 중심이었으나, 점차 독립적으로 소송과 정책 제안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발전했다. 현재 두루는 지평 공동 창립자이자 전 대표인 임성택 변호사가 이사장을 맡아 공익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상근 변호사 11명과 매니저 2명 체제로 운영되며, 필요 시 전국 공익 변호사 네트워크 약 150명과 협력해 사건을 진행한다. 장애인·난민·아동 등 장기적 공익 의제가 활동의 중심을 이룬다.
일상 공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모두의 1층' 프로젝트는 두루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 동반자, 고령층 등 이동이 어려운 시민이 문턱 없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건축사·디자이너 등과 협업해 경사로 설치 법령 개정 활동을 진행한다. 개별 점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경사로 설치를 독려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적 지원도 하고 있다.
홍혜인 두루 변호사는 "장애인 접근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은 국가는 장애인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의 판단만으로는 제도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 현실을 짚었다. 두루가 소송과 병행해 정책 개선을 추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루는 공항 난민 문제에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지난 9월 김해공항 출국대기실에서 수개월간 난민 심사를 요구하며 머물던 기니 국적 남성 A씨 사건에서 인권단체들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며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다. 동일한 식단 제공과 열악한 대기실 환경 등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고, 난민의 공항 장기 체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두루는 공항 밖 출국대기시설 설치와 난민 심사 불회부 남용 개선 등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출생 등록 제도 바깥에 놓인 미등록 이주 배경 아동, 이른바 '그림자 아이' 문제 역시 두루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동은 현행 제도상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국적과 신분이 부여되지 않는다. 주민등록번호도 없어 교육·보육·의료 등 기본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불법 입양이나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정부가 지난해 '출생통보제'를 도입했지만 외국인 아동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두루는 이를 보완하는 입법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재 두루의 운영 재원은 지평 후원이 약 3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외부 사업과 지원금 등으로 충당된다. 김지홍 대표변호사는 "앞으로도 두루와 함께 공익 활동의 폭과 깊이를 더욱 넓혀 지속 가능한 미래와 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