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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일보 후퇴’한 두산… 역대급 M&A로 ‘이보 전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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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12. 03. 17:53

지난해 주가하락에 사업재편 철회
바커노이슨·SK실트론 인수 검토
수조원 규모, 전화위복 여부 주목
"유럽시장은 북미에 이어 두산밥캣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할 제2의 홈마켓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독일 뮌헨에서 이같이 말한 후 약 8개월, 두산은 독일의 글로벌 건설장비기업 바커노이슨 인수를 검토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인수가는 3조원 이상으로, 그룹 역사상 손꼽는 인수합병(M&A) 규모다.

현재 두산의 M&A는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바커노이슨뿐 아니라 SK실트론도 검토 중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클린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 중심의 내용의 사업재편을 몇 번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진행하려다 비상계엄 이후 주가가 주저앉으며 이를 스스로 철회했다. 약 1년 후 두산이 대형 M&A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사업재편에 버금가는 기업 성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으나 현재 두산이 물망에 올려놓은 기업의 가치는 수조원 대다. 그간 두산그룹의 저력이 적절한 M&A를 통해 발휘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사업재편 철회의 아쉬움을 전략적인 기업 인수로 전화위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이날 바커노이슨 인수설에 대해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두산밥캣은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두산밥캣의 주가도 뛰었다. 장중 5% 넘게 상승하며 5만원 후반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북미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한 두산밥캣이 이제 유럽을 겨눈다는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커노이슨 역시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사안을 공지했다. 바커노이슨은 두산밥캣이 바커노이슨 지분 약 63%를 인수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며, 향후 진행 상황을 알릴 것이라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바커노이슨의 몸값 자체는 최대 30억 유로(약 5조1000억원)다. 두산밥캣은 경영권을 포함해 60% 넘는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바커노이슨의 시가 총액은 약 13억 유로(2조2000억원)이며, 두산이 인수하려는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3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커노이슨은 잔여 주주에게 전액 현금 인수 제안을 하는 형태의 공개 인수 제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총 인수 가격은 이보다 더 매겨질 수도 있다.

두산밥캣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의 약 73%는 북미에서 나왔다.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매출은 15.7%에 불과하지만 바커노이슨을 인수하게 되면 유럽지역 매출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바커노이슨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2억3500만 유로로, 현재 환율 기준 약 3조8000억원이다.

두산이 인수 물망에 올린 기업은 국내에도 있다. 두산은 지난 10월 2일 SK실트론 인수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며 현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SK실트론은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업체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도 인수 후보로 올라 있다.

반도체는 두산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SK실트론을 인수하게 되면 관련 부문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도 두산테스나는 약 1714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 구매를 결정하면서 반도체 테스트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관련 부문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는 그림이다.

한편 두산의 올 3분기 현금 자산은 약 1조2000억원이며, 두산밥캣의 현금성 자산은 14억 달러(약 2조원)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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