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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위트코프·쿠슈너와 4시간 넘게 회동…우크라 전쟁 종식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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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03. 10:14

대화 가능성 열어두며 군사적 압박도 병행
젤렌스키 "밀실 거래 없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UKRAINE-CRISIS/PUTIN-WITKOFF
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위트코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크렘린에서 4시간 넘게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많은 희생을 낳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취임 이후 줄곧 종전을 목표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접촉을 이어왔음에도 실질적 진전을 만들지는 못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위트코프 일행을 맞으며 "모스크바를 둘러본 소감이 어떤가"라고 물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전날 붉은광장과 레닌 묘소, 크렘린 인근을 산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은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자정을 넘어 4시간 이상 이어졌다.

크렘린 회동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 주도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쿠슈너 특사와 만나기 전 한 투자 포럼에서 "유럽은 평화 의제 없이 전쟁의 편에 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이 내놓은 수정안은 전체 평화 프로세스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은 잘 알면서도 러시아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내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월 2만~3만 명씩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쟁"이라며 "우리 특사가 현지에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위트코프의 임무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종전안 협상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사이 이날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것은 모스크바 회담에 달렸다"며 "밀실에서의 거래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논의되는 내용은 "협정 초안이 아니라, 향후 합의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제안들"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는 "평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서겠다"고 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군이 더 전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영상에서 러시아군이 동부 도시 포크롭스크를 점령했다는 보고를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북부를 여전히 방어 중이며, 남부 러시아군에 반격을 가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미국 측은 전쟁 사상자가 120만 명을 넘는다고 추산한다. 양측은 공식 사상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초안이 공개된 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유리한 형태의 종전이 이뤄지고 그 대가로 미국 투자가 러시아의 에너지·희토류 산업에 유입되거나 러시아가 주요 8개국(G8)에 복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가 내세운 요구 조건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성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군 병력 상한 설정 △돈바스 전역의 러시아 통제 인정 △크림·자포리자·헤르손 등 점령지 인정 △러시아어 사용 주민 보호 등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사실상 항복을 의미하는 요구"라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0년간 안보 보장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을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영토 침탈"로 규정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나토 회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보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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