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금리 올리며 수신 확대 집중
신한·농협, 회사채만 두달새 5조 발행
생산적 금융 위한 대출 재원 선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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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 확대에 발맞춰 기업금융을 확장해야 하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선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데, 국내 주식시장 호황으로 자금 이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금 이탈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신한은행은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 잔액이 모두 증가하며 뛰어난 수신 경쟁력을 보였다. 또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고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자 회사채 발행을 늘려 자금을 적극적으로 확보했다.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각각 5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은행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71조9897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4209억원 증가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4조9264억원, 4조8702억원의 정기예금을 끌어모으며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이 모두 늘면서 총수신 증가 규모가 8조원에 육박했다.
전달까지만 해도 주식시장으로 대거 자금이 이동하면서 은행 수신이 크게 줄었는데, 11월엔 다른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공격적인 수신금리 경쟁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5대 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며 자금 이탈 방지에 힘썼다.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2.05~3.1%로 한 달 사이 0.5%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은 최고 금리가 3.1%로 3%를 넘었으며, 우리은행의 'WON 플러스예금'과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기본금리가 2.85%였다.
이들이 금리를 올리면서까지 수신 확대에 집중한 이유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금 확보 때문이다. 5대 금융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436조원 자금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은행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대출 확대는 필수적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지속적인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서는 이를 집행할 자금을 충분해야 한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649조4647억원으로 10월보다 3조1588억원 늘었는데, 이 같은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점도 은행들이 연말 자금조달에 힘쓰는 이유 중 하나다. 추후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은행들의 회사채 발행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0월과 11월 은행채 순발행액은 각각 6조8236억원과 13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11월 순발행액 규모는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기존 회사채를 상환하고 남은 금액인 순발행액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은행들이 회사채를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줄고 안전 투자 성향의 투자 수요가 맞물리며,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진 은행채가 주목받고 있다.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활용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라는 얘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월과 11월 농협은행 4조8300억원, 신한은행 4조8000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국민은행(3조4100억원), 우리은행(3조2700억원). 하나은행(3조300억원)은 3조원이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주식시장 호조가 맞물리면서 시중 자금이 국내 증시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대출을 적극 확대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집행 자금의 선제적인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