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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베스타스, 3000억 목포공장 건설 연기… “물량 확보 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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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12. 01. 17:56

베스타스 “수주 부족에 사업성 불투명”
“한국 투자 위해선 물량 확보 필요”
베스타스 회장, 김성환 장관 면담도
해상풍력로드맵, 정부 의지 확인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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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터빈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베스타스'가 전남도 목포신항 항만배후단지에 계획했던 3000억원 규모의 터빈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침체로 수주 규모 예측이 어려워지자, 경영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한국공장 건설 등 대규모 해외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스타스는 1일 목포 터빈공장 건설 계획에 대한 아시아투데이의 질의에 대해 "프로젝트 및 시장 개발 지연과 지속적인 시장 규모에 대한 명확한 가시성 및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공장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투자신고식에 이어 지난해 김영록 전남지사와 터빈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한 이후, 차일피일 미뤄진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스타스는 목포신항 항만배후단지 20만㎡에 연 150대 터빈 생산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부지 입찰에 불참하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었고 폴란드 공장 건설 계획마저도 2024년 보류한 상태다.

다만 베스타스는 향후 공장 건설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 베스타스 측은 "우리의 투자 결정은 지속적인 시장 규모와 더 넓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서 공장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하고 지속적인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터빈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 따라 목포공장 건설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핸릭 앤더슨 베스타스 회장은 지난달 25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한국 해상풍력 시장의 확장 방안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베스타스는 현재 한국남동발전이 추진 중인 완도금일해상풍력(600㎿)과 신안우이해상풍력(390㎿) 사업의 터빈 공급 우선협상대상자이지만, 두 건의 계약만으로는 한국 거점의 경제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정부의 해상풍력사업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면담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으로 해외기업들의 국내 수주 경쟁력이 낮아지자, 베스타스 한국공장 건설과 향후 공공사업 발주 계획 등을 놓고 협상을 하기 위한 요청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로드맵에는 비가격 지표 평가에 안보 영향, 국내 공급망 기여, 국내 공기업 참여 등의 배점을 확대해 국내기업 및 공공기관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 장관과의 면담에도 불구하고 베스타스가 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하기로 한 것은, 해외기업의 유치를 위해 입찰에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정부의 원칙 속에 진전 있는 협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기후부와 전남도는 아직 베스타스로부터 공식적인 연기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베스타스는 터빈 수요가 아직 충분치 않고 향후 물량을 보면서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정도의 얘기를 꺼냈고, 우리는 해상풍력 추가 사업 의지를 갖고 있으니 투자를 많이 해달라는 차원의 얘기를 건넸다"고 설명했다. 또 전남도 관계자는 "일단은 관련 계획을 내년으로 넘기고 올해 사업계획서 제출을 요청해 놓은 단계"라며 "우선 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 부분만 실무 차원에서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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