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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리 ‘우크라 평화안’, 트럼프 특사 위트코프 조언 통화 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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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1. 27. 07:39

트럼프 특사 위트코프, 푸틴 보좌관에 돈바스 '영토 교환'까지 언급한 통화 내용 공개
푸틴-트럼프 통화 배경에도 위트코프 조언 작용
트럼프, 위트코프 두둔 "그게 해결사가 하는 일"
USA-TRUMP/UKRAINE-DOCUMENT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왼쪽)가 4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가 지난달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에 유리하도록 조언한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우샤코프 보좌관과의 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 협정 체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축하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도록 조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ussia Dmitriev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가 4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왼쪽)이 지켜보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특사 위트코프,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 조언' 통화 공개 파문

약 5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위트코프 특사는 특히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를 통제하고, 별도로 '영토 교환'을 하는 방법까지 언급했다.

통화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휴전 협정을 중재한 뒤 이집트를 방문해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한 직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푸틴을 점점 더 비판하던 시기에 이뤄졌다.

위트코프 특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할 것임을 알리면서 사실상 통화 시점까지 조언했다.

실제 푸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날인 지난달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위트코프 특사의 조언대로 가자지구 협정 체결 성공을 축하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고, 이 통화는 푸틴의 승리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다음 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한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 제공을 거절했으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달 24~2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푸틴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와 협의해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이양이 포함된 28개 조항의 평화안을 마련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8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26일 미국의 평화안이 러시아 측이 10월 트럼프 행정부에 제시한 문서를 차용한 내용이고, 지난달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 직후 러시아의 종전 조건을 담은 이 문서를 미국 고위관리들에게 공유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해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대폭 반영한 19개 항목의 새로운 평화안을 마련했다.

미 우크라 협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미국 대표부에서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위트코프 두둔, "그게 해결사가 하는 일"...러 "러·미 논의 방해 목적...유럽의 '하이브리드 전쟁"

이번 사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를 두둔하면서 그가 다음 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협상 담당자가 하는 일이 그것"이라며 그러한 접근이 "표준 협상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러시아 평화안)을 우크라이나에 팔아야 하고, 우크라이나(평화안)를 러시아에 팔아야 한다"며 "그게 바로 협상 해결사(dealmaker)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통화 내용이 유출된 것이 미국과의 관계와 우크라이나 평화 노력을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인터뷰에서 통화 녹취록 공개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유출이 명백히 러시아와 미국의 논의를 방해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일부 대화가 암호화된 정부 채널을 통해 진행돼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의도하지 않는 한 도청이나 유출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메르산트는 우샤코프 보좌관 인터뷰 기사 제목을 '누가 스티브 위트코프를 함정에 빠뜨렸나'로 잡았다.

위트코프 특사를 해임해 러시아에 유리한 평화 계획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일부 언론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약화하기 위한 목적인 유럽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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