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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中 펜타닐 단속 조건부로 美 관세 인하 논의”…미중 ‘무역 휴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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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0. 29. 10:49

펜타닐 전구체 수출 제한 조건으로 펜타닐 관세 20%→10%
희토류·대두 포함한 양국 무역 새 프레임워크 윤곽
USA-TRUMP/JAPA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한국 방문을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마린원'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원재료)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전구체 화학물질 단속을 강화할 경우, 현재 중국산 제품에 부과 중인 20%의 펜타닐 관세를 절반 수준인 10%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펜타닐 관련 관세를 10%로 낮출 경우, 중국산 제품의 평균 관세율은 현재 55%에서 45%로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평균 관세 수준이 다른 교역국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다소 약화되고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현재 인도·브라질산 제품에는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아시아 순방 중 동남아 2개국과 각각 두 건의 무역 협정과 두 건의 무역 틀 합의를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는 중국이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출하거나 헐값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40% 수준으로 낮추면, 중국 기업들이 제3국을 경유해 수출할 이유가 줄어들고,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펜타닐 문제를 핵심 의제로 올린 것은, 오랜 기간 누적돼온 국내 여론과 직결돼 있다. 펜타닐은 미국 내에서만 수십만 명의 약물 중독 사망을 초래한 대표적 합성 오피오이드다. 미국 정부는 그 원료가 상당 부분 중국발 수출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이를 통제하지 않으면 무역 협상 진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협상은 주말 동안 미중 협상단이 마련한 광범위한 무역 틀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틀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번 합의 틀에 중국의 미국산 대두 대규모 구매 약속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대두는 중국이 펜타닐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수입을 중단한 대표적 품목이다.

양국이 이번 틀에 합의할 경우, 최근 고조된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의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달 초 중국은 자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 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전기차와 전투기 등 주요 첨단 제품의 글로벌 공급망에 불안을 일으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전체에 최대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은 중국이 이 새로 도입하려던 희토류 수출 통제 규정을 1년간 유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ABC 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 조치를 1년간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CBS 뉴스에서도 "중국의 희토류 통제 유예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관세 추가 100% 부과 방침은 사실상 철회됐다"고 말했다.

양국은 서로의 선박에 부과되는 항만 이용료 인하에도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협상에 나섰던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양국이 수출통제, 상호관세, 펜타닐 단속, 무역 확대, 항만 이용료 등 여러 문제에서 '예비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양국은 이제 각자의 국내 승인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WSJ은 카쉬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펜타닐 문제와 관련된 후속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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