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 인삼, 사포닌 함량 높고 약효 뛰어나 인삼 백숙, 떡갈비, 어죽, 튀김…고급 미식 변신 충남문화관광재단·한식진흥원 '금산인삼 미식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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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 다락원 앞 인삼 조형물. / 이장원 기자
날이 쌀쌀해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조금 괴로울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실내에 있어도 으슬으슬 추워지기 쉽다. 이럴 땐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부터 간식으로 열량을 보충하는 것까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몸을 데우고 체질을 건강히 하는 데는 인삼만한 것이 없다. 면역기능 증강과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주는 인삼은 최근 여행의 주요 트렌드인 미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 인삼 생산지인 충남 금산은 인삼을 식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선보이는 곳이다. 가을과 초겨울이 만나는 으스스한 계절을 맞아 금산으로 인삼 몸보신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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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락의 인삼 접목 미식. / 지엔씨이십일 제공
우리나라의 인삼재배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금산에서도 1500년 전부터 인삼을 재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인삼 경작에 알맞은 사계절의 기후조건과 적합한 토양을 보유했는데, 이중 금산은 4년근 인삼으로 유명하다. 인삼 하면 흔히 6년근을 얘기하지만 용도와 먹는 사람에 따라서 6년근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고 한다. 4년근은 체질이 약한 사람에게 잘 맞고 일상에서 섭취하는 용도로 좀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맛과 향이 부드럽고 순하기 때문에 음식에 넣어 먹을 때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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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골모퉁이 약초닭백숙. / 이장원 기자
인삼의 고장에 왔으니 인삼이 들어간 음식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삼계탕이다. 기호에 따라 백숙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인삼 본고장의 백숙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신안골모퉁이'에 가면 가마솥에 푹푹 삶은 백숙이 나온다. 수시간 동안 끓인 토종닭 백숙만 제공하기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된다. 보통 최소 3일 전에는 예약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혹시 오래 끓여서 고기가 퍽퍽하지나 않을까 한다면 기우다. 쫄깃함이 살아있으면서도 질기지 않은 최상의 상태다. 인삼과 약재가 들어간 국물은 상상했던 만큼의 깊은 맛을 낸다. 바로 건강해질 것 같은 맛이다. 주인장에 따르면 정성껏 고아낸 국물에 영양소가 가득 담겨 있으니 밥까지 꼭 말아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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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인삼. / 이장원 기자
금산 인삼은 약리작용이 최고 수준에 다다른 7월에 주로 채취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인삼에 비해 사포닌 함량이 높고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포닌 함량 5.2%의 인삼은 해독작용이 있으며 항혈소판 작용 및 항산화 기능, 노화억제, 지방분해, 면역기능 증강 등의 효과가 있다. 이런 인삼을 직접 캐보고 싶다면 백숙을 즐긴 신안골모퉁이에서 인삼 캐기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주변 인삼밭에 들어가 쭈그리고 앉아 인삼을 캔다. 전문적인 수확을 위한 것이 아닌 체험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아무래도 크고 멋있는 인삼이 나와야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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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삼터 주변 경치. / 이장원 기자
인삼이 언제 어떻게 금산으로 오게 됐는지는 사실 아주 명확치는 않다. 다만 금산의 인삼재배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져 내려와 그 역사를 엿보게 한다. 금산 남이면 성곡리에는 인삼을 처음 심은 장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개삼터가 있다. 금산군청은 '강 처사'의 설화를 재현한 개삼터공원을 운영해 금산 인삼의 기원을 친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이 강 씨인 강 처사는 약 1500년 전 사람으로, 모친이 병들어 눕자 진악산에 있는 관음굴에서 모친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고 한다. 그의 효심에 감동했는지 어느 날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말했다. "관음불봉 암벽에 가면 빨간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을 것이니 그 뿌리를 달여드려라. 그러면 네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강 처사가 그 암벽을 찾아가니 진짜 그런 풀이 있었다. 뿌리를 캐어 어머니께 달여드렸더니 모친의 병은 완쾌됐다. 그 풀의 씨앗을 남이면 성곡리 개안이 마을에 심어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금산 인삼의 전설이다. 잘 알려진 대로 모양이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다 해 인삼(人蔘)이라고 불리게 됐는데, 영험한 약효 때문에 하늘이 내린 풀이라고도 한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겠지만 1000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 음식이니 수식어가 과하진 않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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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인삼관 인삼 도넛 전시품. / 이장원 기자
금산인삼관에 가면 인삼에 대해 좀더 알아볼 수 있다. 특히 3층에 있는 인삼 미식 전시가 눈길을 끈다. 인삼 햄버거, 인삼 탕수육, 인삼 초밥 등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는데 하나하나 그럴싸하다. 인삼은 건강해지기 위해 일단 먹고 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주기도 하지만 음식의 겉모양을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금산에는 전시를 넘어 실제로 이런 인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들이 있다. 한정식 식당 '조무락'에서는 인삼 전과, 인삼 베이컨 말이, 인삼 샐러드, 인삼 떡갈비 등 기발하면서 맛까지 잡은 인삼 음식을 만난다. 인삼이 미식으로 구현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곳인데, 운영 시간 등 자세한 사항은 미리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금산 지역 특색 음식과 인삼을 접목한 것으로는 인삼 어죽을 꼽을 수 있다. 고기를 통째로 끓여 국물 내서 만든 어죽은 자체로도 보양식인데 인삼까지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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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가든 인삼 어죽. / 지엔씨이십일 제공
최근 충남문화관광재단은 농림축산식품부, 금산군, 한식진흥원과 함께 금산 인삼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K-미식벨트 금산 인삼 미식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K-미식벨트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의 주최로, 국내 지역 고유의 식재료와 특색있는 음식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미식관광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금산 인삼 벨트와 함께 안동 전통주 벨트, 광주 김치 벨트가 추진 중이며 2032년까지 총 30개의 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금산 인삼 벨트의 미식투어는 금산인삼의 매력과 더불어 지역 역사, 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호 김창수 명인 인삼주, 신안골모퉁이 인삼 삼계탕 등 먹거리 즐기기와 인삼 캐기 체험, 인삼 꽃주 담그기, 인삼 디저트 쿠킹 클래스 등 특색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개삼터 공원과 금산인삼관, 금산시장거리, 월영산 출렁다리 등 금산의 여행 명소도 두루 방문한다. 투어 예약 시에는 선착순으로 심마니 망태기, 레시피 엽서, 인삼 간식 등으로 구성된 웰컴키트도 제공된다. 해당 투어는 오는 12월까지 유동적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자세한 사항은 노랑풍선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