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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동행…“전쟁은 끝났다, 이제는 평화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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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0. 13. 09:01

"가자 재건, 부유한 중동국가들이 주도해야"
이스라엘 방문해 인질 가족 만나고, 의회서 연설
이집트서 20개국 정상 참석 '가자 정상회의' 주재
ISRAEL-PALESTINIANS/TRUMP-DEPARTUR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공군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스라엘과 이집트로 향했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석방 합의를 기념하고, 중동 각국 지도자들에게 "이 기회를 잡아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의 막을 내리는 '트럼프 합의'가 1단계 이행에 들어간 시점에 이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끝났다. 모두가 지쳤다"며 "이번 휴전은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가자지구 재건은 부유한 중동 국가들이 주도해야 한다며, "재건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가자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날은 "지금은 폭격 잔해로 가득하다"며 "언젠가 그 땅에 직접 발을 딛고 싶다"고 했다.

휴전 합의 1단계는 하마스가 생존이 확인된 약 20명을 포함한 마지막 48명의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내용이다.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가자 주요 도시에서 일부 철수하고, 인도적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일부 지역 철수를 마쳤고, 하마스는 72시간 내 인질을 풀기로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이스라엘을 방문해 인질 가족들을 만나고,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008년 조지 W. 부시 이후 처음이다.

이어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로 이동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가자지구 휴전 합의 이행을 위한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자의 전후 통치, 하마스의 무장 해제 등 핵심 현안은 여전히 협상 대상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장을 포기하지 않으면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H.R.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하마스가 스스로 무장을 해제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결국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고,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와 전 국방장관은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유엔 최고법원은 남아공이 제기한 '집단학살' 소송을 심리 중이다.

가자지구는 잿더미로 변했고, 200만 주민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5개 국경검문소를 재개방해 구호물자 유입을 허용했다.

미국은 이스라엘 내에 민군협력센터를 설치해 인도지원과 물자 수송, 치안 지원을 조율할 계획이다. 약 200명의 미군이 파견되지만, 가자지구 내부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백악관은 이번 휴전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추진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신속히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협정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모로코 간 외교 및 경제 관계를 정상화한 합의로, 중동 질서를 크게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가자지구에서의 항구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와의 국교 정상화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는 중동의 지정학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해결되기 전까지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협상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회는 우리 행정부가 하마스(가자지구)와 헤즈볼라(레바논) 등 이란의 대리세력을 약화시킨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또한 "최근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들이 수십 년간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해결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일부 국가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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