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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빈방문차 영국 런던으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주 공영방송 ABC의 존 라이언스 기자로부터 "올해 1월 백악관 복귀 이후 얼마나 더 부유해졌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모르겠다"며 "자녀들이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내 생각에는 지금 당신은 호주에 매우 큰 해를 끼치고 있다. 그들은 나와 잘 지내고 싶어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앤서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만날 예정이라면서 "그에게 당신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매우 나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추가 질문을 시도하는 기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하라"고 말한 뒤 다른 기자에게로 발길을 돌렸다. 이 장면은 이후 백악관 공식 계정에 '무례한 외국 가짜뉴스 패배자를 제압했다'는 자막과 함께 게시됐다.
이번 설전은 앞서 양국 정상회담이 불발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동 전쟁 대응을 이유로 조기 귀국해 알바니지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알바니지 총리는 다음 주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최근 미국과 호주 관계는 경제·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1년 미국·영국·호주 3국이 체결한 2390억 달러규모의 오커 스(AUKUS) 잠수함 협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호주산 전 제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해 알바니지 총리가 "우호적 행위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라이언스 기자는 이번 상황에 대해 "정상적인 취재 질문이 양국 관계를 해친다는 주장은 비상식적"이라며 "충분한 근거에 기반한 공정한 질문이었고 모욕적인 방식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의 질문은 ABC 시사 프로그램 '포코너스(Four Corners)'의 트럼프 대통령 사업 거래 조사 취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