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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대비 ‘화장대란’ 해결…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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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8. 11. 15:46

화장로 11기→15기 하루 26건 확대…18일부터 본격 가동
17년 전 초고령화 사회 예견…미리 확보한 공간 활용
오세훈 시장, 현장 점검 "2040년까지 수요 대응 가능"
오세훈 서울추모공원 증설 화장로 현장 점검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열린 증설 화장로 현장점검에서 화장로 AMR(자율주행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서울시가 코로나19 시기 발생한 '화장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18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11일 시에 따르면, 이번 증설로 하루 화장 가능 수요가 59건에서 85건으로 26건 늘어나 코로나19 시기 겪었던 4일장이 6일장으로 늘어나거나 지방까지 원정가는 '화장대란' 상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립승화원까지 더하면 서울 시내에서 하루 평균 207건(현재 181건)의 화장이 가능해져 급증하는 화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화장로 증설의 핵심은 17년 전인 2008년 서울추모공원 신규 건립 당시 서울시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예견해 화장로 추가 가능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은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추모공원을 찾아 신규 화장로와 유족대기실 등을 점검한 자리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는 미리 예측이 가능하다"며 "그런 예측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장 같은 곳은 기피 시설로 인식하셔서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미리 예측해 나중에 증설할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를 해 놨다"며 "결과적으로 큰 비용 증가 없이 또 지역 주민들의 큰 걱정 없이 1년도 되지 않아서 증설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는 확보된 공간 내 화장로 증설을 통해 부지매입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화장로 1기 공사에 18억원만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는 신규 화장장 건립(1기당 224억원)과 비교하면 12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서울추모공원은 화장로 증설에 맞춰 화장 후 수골실 이동에 자율주행로봇(AMR) 5대를 도입해 수골 시간을 단축하고 처리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기존 AGV 장비를 활용하면 증설에 따른 추가 비용이 필요하고 고별실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AMR 도입을 통해 예산도 절감하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 도입되는 화장로는 주연소로 밑에 재연소로를 설치해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20% 저감하고 화장 시간을 5% 단축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화장로라고 시는 소개했다. 나아가 패스트트랙(설계·시공 병행, 자재 조기 발주) 방식을 적용해 추가로 5개월을 앞당기는 등 1년 만에 화장로 증설을 완료했다. 증설 기간 내 기존 11기 화장로는 정상 가동했으며 소음이 큰 주요 작업은 야간에 진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시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립승화원 구형 화장로 23기 교체까지 완료되면 관내 하루 화장 가능 수량이 최대 249건에 달해 2040년 예상 화장 수요인 하루 평균 227건을 넘어서는 여유로운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화장로 확장공사와 함께 가족대기실도 10실에서 14실로, 주차면도 128대에서 178대로 확대했다.

오 시장은 "2040년 정도까지는 화장 수요의 증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화장로가 확보된 셈"이라며 "2040년 이후 2060년 정도에 이르면 조금 부족할 수 있어 한 10년 뒤부터는 준비에 착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을 보내는 유족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서 가족과 함께 고인의 생전 모습을 회고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공간"이라며 "이번 기회에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해 화장 수요가 급등하는 올 겨울부터는 잘 정리된 분위기에서 고인을 보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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