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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양에 나선 '하늘채 루시에르'와 '문화공원 수자인' 등의 저조한 청약 성적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가 집계한 2025년 5월 말 기준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대전 전체 미분양 주택은 1794가구로 전월(4월 2102가구) 대비 308가구 줄었다.
언뜻 수치상 감소세를 보이나 중구와 대덕구의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비중은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중구는 전체 미분양 234가구 가운데 172가구가 준공 후 물량으로 악성 미분양 비율이 약 74%에 달한다. 대덕구는 전체 미분양이 46가구로 급감했지만 이들 전부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악성 미분양 비중이 100%에 이른다.
대전시 전체 평균이 약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원도심권의 분양시장 체력이 취약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중구를 중심으로 정비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 신규 분양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먼저 이달에는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1314세대)'와 '문화공원 수자인(509세대)' 등 대형 브랜드 단지가 나란히 분양을 진행했다.
다만 문화공원 수자인은 504가구 모집에 64건만 접수되며 0.13대 1, 하늘채 루시에르는 636가구 모집에 170건만 접수되며 0.2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하늘채 루시에르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가 1715만원으로 인근 최고가 아파트였던 '힐스테이트 더 와이즈'(3.3㎡당 1600만원)의 분양가를 크게 웃도는 등 고분양가 전략이 분양 참사를 빚었다는 분석이다.
이후 11월에는 '힐스테이트 유천 더 와이즈'(약 518세대)가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이 또한 장기 미분양이 누적된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반응을 보일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역 A공인중개사는 "유성구·서구와 달리 중구·대덕구는 교육, 교통, 생활 인프라 등에서 뒤지고 있어 분양성이 낮다"며 "기존 공급조차 완판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분양이 이어질 경우 경쟁력 있는 단지가 아니면 청약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미분양 적체의 배경에 구조적인 공급 과잉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부동산 B전문가는 "가격 상승기에 지역 내 수요와 인구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성만 겨냥한 무리한 공급 확대가 미분양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수요가 취약한 지방에서의 미분양 사태가 결국 시행 및 건설사의 발목을 잡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