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비둘기파·매파 오가며 내향적 미국, 무력 대응 등 상반된 행보"
백악관 대변인 "'의도된 전략적 모호성'에 정상들, 경외"
트럼프 "직감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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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이란 주요 핵시설 3곳을 공습한 후 "이란이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그다음 날 휴전을 전격 발표했다. 이어 24일 양국 중 특히 이스라엘이 휴전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단호하고 직접적'으로 말했다며 "휴전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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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신고립주의 노선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아드에서 한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 기조연설에서 "결국 소위 '국가 건설자'들은 건설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국가를 파괴했고, 개인주의자들은 자신들도 이해하지 못한 복잡한 사회에 개입하고 있었다"고 비판했었다. 그 후 약 40일 만에 이란 핵시설에 대해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이란산 석유 구매 허용 등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가 이란 최고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전쟁 승리' 주장에 마음을 바꿨다고 해 미국 관리들과 외교정책 분석가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틀 일정의 정상회의를 통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로 증액하기로 공식 합의하자 나토가 더 이상 미국에 '바가지'를 씌우지 않기 때문에 '기념비적인 승리'라며 환영했다.
이는 나토와 유럽연합(EU)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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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 초기부터 비둘기파에서 매파를 오가며 어떤 때는 더 내향적인 미국을, 다른 때는 위험한 무력 대응을 옹호하는 엇갈리는 행보를 보였다고 WSJ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교역국들에 대해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가 이를 오는 7월 8일까지 90일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대한 군사 침공을 암시해 그린란드 내 여론을 분열시켰고, 파마나 정부가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의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업체와의 계약을 중단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전투 나흘만인 5월 10일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을 끌어내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추진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번갈아 가면서 비판하면서 휴전을 압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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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의도된 전략적 모호성'에 세계 정상들, 무서워하고 존경, 경청"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트럼프 독트린'을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부각하는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외교 정책에서 '의도된 전략적 모호성'을 발휘하고 있다며 "전 세계 정상들이 그를 무서워하고, 존경해 그의 말을 경청한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 결정의 전권을 쥐고 있다며 그가 복잡한 글로벌 사건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상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변한 것이지, 트럼프가 세상 때문에 변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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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부통령 "트럼프 외교정책 1. 미국 이익 정의 2. 공격적 협상 3. 필요하면 압도적 힘 사용"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 3000명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나의 직감을 따르는 것 좋아한다"고 말하는 등 오랫동안 의사 결정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접근 방식의 장점을 내세워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다가 해임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존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일한 일관성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워싱턴 날씨에 대해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잠시 기다리면 바뀔 것'이라는 옛 속담이 있는데, 이는 트럼프에게도 적용된다"며 "그것이 트럼프 세계의 유일한 확실성"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은 '트럼프 독트린'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미국 관리들이 평가한다고 WSJ은 알렸다.
J.D. 밴스 부통령은 24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접근 방식이 △ 미국의 이익을 명확히 정의하고 △ 그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협상하며 △ 필요한 경우 압도적 힘을 사용한다는 세가지로 집약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