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비상임이사, 태생적 한계에 유명무실
내부 전문가 ‘노동이사’ 활성화로 견제 역할
권한 제약으로 불이익도, 경영평가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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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한국공항공사 사무실에서 만난 나종엽 국가공공기관노동이사협의회(국노협) 의장은 공공기관 이사회에 활력이 부족한 이유를 비상임이사의 전문성 부족과 태생적 한계에서 찾았다.
나 의장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비상임이사들이 이사회 논의 안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보니 본인 전문 분야에 한정한 예를 드는 수준에 그치거나, 이사회 다수의 의견에 눈치를 보며 소신 발언을 자제하는 경향이 짙다"며 "오히려 내부 인력인 노동이사들이 전문 지식을 갖고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선출된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기관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는 2022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현재 도입 의무를 지닌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88곳 가운데 노동이사를 선임해 활동하고 있는 기관은 총 74곳으로,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에도 노동이사제 확대 및 활성화 계획이 담겨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을 지나 새 정부가 들어선 지 7개월이 지나도록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문제는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노동이사들이 기관의 경영 개선에 적극 참여하고 싶어도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이사로 선출될 경우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도록 하는 규정과, 소신 발언으로 인한 인사 불이익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이 제도 안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나 의장은 "업무공간도 없이 본업과 노동이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데다 기관에서 근무평정까지 갖고 있다 보니, 노조의 울타리가 없는 노동이사는 이사회 발언으로 당장 내 인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며 "낙하산 기관장의 전횡을 견제할 실질적 인원인 노동이사들에게 제도가 오히려 족쇄를 채운 꼴"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강조한 '자율과 책임' 있는 공공 경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이사제의 활성화를 통한 견제 기능의 강화가 우선돼야 하며, 공공기관 경영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등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과 관심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나 의장의 설명이다.
나 의장은 "제도를 만들고 가장 힘이 있는 재정경제부가 노동이사제의 운영 상황을 직접 점검해 보고 문제점을 진단해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영평가 시 기관장의 리더십 분야에 노동이사제 운영 사항을 점수로 반영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이사제가 활성화되면 투명성은 더 높아지고 감시 기능이 잘 작동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벌어지는 기관장 낙하산 논쟁이나 인기 위주의 정책들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아직은 노동이사가 소수이다 보니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겠지만, 향후 제도 안착과 함께 국민께도 보다 나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