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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밀착하는 브라질…美 보호주의에 공동대응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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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5. 14. 10:50

중국 개최 장관급 회의에 룰라 대통령 참석
양국 정상회담서 미국 관세 정책 반대 표명
CHINA-BEIJING-XI JINPING-BRAZILIAN ... <YONHAP NO-7381> (XINHUA)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왼쪽)과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신화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이 중국과 밀착하면서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4회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장관급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33개 CELAC 회원국 중 17개 국가에서 장관들이, 브라질·칠레·콜롬비아 등 중남미 '핑크타이드(좌파 정권의 집권 물결)'를 이끌고 있는 3개국에선 대통령들이 참석했다.

러시아를 경유해 중국으로 날아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국제사회의 예측성과 안정성이 현저히 저하됐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과 중국의 협력 관계가 지금보다 더 필요한 때는 과거 없었다"며 "도전적 글로벌 정세를 양국이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발 관세전쟁에 대해 "가격이 오르고 취약계층의 소득이 줄게 될 것"이라며 승자 없는 전쟁이라고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16건의 경제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며 "협상 중인 협약이 32건 더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일련의 협약 체결로 중국의 대(對)브라질 46억 달러 투자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2003~2011년 연임하고 2023년 다시 집권에 성공한 룰라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난 건 3차 임기 시작 후 벌써 세 번째다. 브라질 대통령이 4년 임기 중 세 차례나 중국 정상과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일간 파히나12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 강화하려는 국가가 등장할 수 있다며 대표적 사례로 브라질을 꼽았다.

정상회담에 맞춰 브라질 중앙은행은 중국과 277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브라질에 항공유 생산 부문 10억 달러 투자를 예고했다.

중국은 룰라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때인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1위 교역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중국 교역 규모는 1880억 달러로 브라질-미국 교역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게다가 브라질은 대중(對中) 교역에서 313억7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같은 해 브라질-미국 교역은 920억 달러에 그쳤고 흑자를 낸 건 미국(403억 달러)이었다. 룰라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브라질 경제계 인사 약 40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기업인단이 수행한다.

브라질 언론은 대중 수입이 크게 늘어 브라질 시장에 중국산이 홍수를 이루는 게 아닌지 벌써 일부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에 도착하기 전 경유한 러시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브라질을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래 전부터 많았는데 인구 2억1300만 명의 브라질은 누구의 뒷마당도 아니다"며 "브라질은 (양국 관계에서) 미국을 존중하며 미국으로부터도 존중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남미 언론은 이를 두고 관세 전쟁으로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던진 메시지라며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략적으로 미국의 뒷마당이 되길 택한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와 확연하게 다른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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