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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아 압승으로 끝난 에콰도르 대선 결선…당선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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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4. 15. 15:57

1차 투표는 박빙, 결선서 벌어진 격차
현 정권 치적 및 치안 정책 홍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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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대선 결선에서 승리를 확정한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 뒤에 영부인이 서 있다./AFP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기자 =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 결선이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그의 선거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노보아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0.1%대였던 격차를 10%포인트(p) 이상으로 늘렸다.

14일(현지시간) 엘디아리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결선에서 중도우파 국민민주행동(ADN) 소속으로 출마한 노보아 대통령은 중도좌파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살레스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 뒤 당선 일성으로 "10%p 넘는 격차로 이긴 역사적인 승리였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노보아 대통령과 곤살레스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4.17%와 44%로 격차는 0.17%p에 불과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곤살레스 후보보다 1만6000표 정도를 더 얻는 데 그쳤다. 이에 결선 역시 박빙의 승부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노보아 대통령은 결선을 앞두고 가족을 총동원했다. 영부인인 라비니아 발보네시와 모친이자 여당 원내대표인 아나벨라 아신을 오프라인 유세에 투입했다.

유세장에는 실물 크기로 제작한 노보아의 등신대를 세웠다. SNS를 활용한 온라인 선거전에서 우위에 있었지만 가가호호 방문을 앞세운 곤살레스 측 오프라인 선거운동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각 부처 장관을 앞세워 정부의 치적을 적극 홍보한 것도 집권당 소속이라는 장점을 십분 살린 전략이었다.

에콰도르가 마약 밀수의 루트로 이용되면서 현지 갱단과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결탁으로 범죄가 늘면서 이번 대선에서 치안 정책이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노보아 대통령은 범죄엔 철권 대응이 유일한 대책이라며 자신이 범죄에 대적할 유일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강경 대응만 고집해선 곤란하다는 상대 후보에게 욕설을 내뱉는 무리수도 불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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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실물 크기로 제작된 등신대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연합 AFP
그는 자신의 철학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결선 유세를 끝낸 직후 키토와 과야킬 및 7개 지방 그리고 교도소에 치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키토에서 발생한 갱단의 버스 습격 사건에서 갱단 조직원 2명을 사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을 전격 사면한 것도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범죄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유권자들에게 천명하기 위해서다.

노보아 대통령은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면 1인이 절대 권력을 움켜쥔 베네수엘라식 독재정권이 탄생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를 파고들었다.

곤살레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른바 '평화매니저'라는 조직을 설치해 치안 불안을 잡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노보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사실상 친위대처럼 거느리고 있는 조직과 비슷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곤살레스 후보는 자신이 집권하면 마두로 정권을 인정할 것이라고 공약하면서 이런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지 언론은 1차 투표에서 곤살레스 후보를 지지했던 상당수의 유권자가 노보아 대통령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노보아 대통령이 승세를 굳힌 데는 야당에 대한 포비아(베네수엘라식 독재에 대한 공포)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2023년 기예르모 라소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하면서 조기 퇴진해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돼 첫 임기를 시작했다.

약 1년 6개월의 잔여 임기를 채운 뒤 2029년까지 4년 임기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취임식은 내달 24일 열린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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