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점령기 금단의 열매였던 오르간, 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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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출신의 세계 정상급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48)는 다음 달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압칼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LP 선반에 있던 많은 레코드들을 들으며 오르간이라는 악기를 접했다. 하지만 종교 음악을 연주하는 데 주로 사용됐던 오르간은 당시 소련 치하의 라트비아에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악기였다.
압칼나는 "당시에는 교회에 가는 것이 금지됐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일이었다"면서 "다행히 1991년 라트비아가 독립을 되찾았고 교회의 문도 다시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르간을 연주하게 되면서 "마치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련 점령 시절 금단의 열매 같았던 오르간이 저의 꿈이 되고 현실이 됐다"고 돌아봤다.
압칼나는 마침내 전 세계를 누비며 오르간 음악을 들려주는 유명 연주자가 됐다. 2007년 명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연주를 시작으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LA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들과 호흡을 맞췄다. 2005년에는 독일의 그래미상으로 불리는 에코 클래식 상에서 오르가니스트 최초로 '올해의 악기 연주자' 상을 받았다. 2017년부터는 독일의 함부르크 엘프 필하모니홀의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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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칼나는 바흐와 같은 전통적인 레퍼토리부터 현대 작곡가들의 곡까지 폭넓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다음 달 국내에서 처음 여는 독주회에서도 바흐의 '파사칼리아 c단조'와 샤콘느,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 라트비아 출신 현대 작곡가 페테리스 바스크스의 '순백의 정경'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압칼나는 이번 리사이틀을 찾는 관객들에게 마음을 열고 감상해달라고 당부했다. "열린 마음으로 오셔서 오르간 음악의 깊이와 감정에 바다에 몸을 맡기는 것이 최고의 감상법입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느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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