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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트럼피즘, 기업 혼자 넘기엔 ‘역부족’… 안에서 치고 받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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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3. 24. 16:41

최태원·조현상 등 기업 수장 직접 '민간외교'
국정혼란 장기화…'외교 컨트롤타워' 시급
EU·인도도 관세장벽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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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산업부 기자
"이 상황에 누가 총대 메고 나설 수 있습니까? 기업들이 스스로를 구해야하는 실정입니다."

트럼프 2.0 시대, 우리 기업들의 대외·대관 조직들이 격상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회장 직속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신설해 미국 사업 확장 계획을 살피고, 관세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팀의 초대 수장은 외교통상부 정통 관료 출신인 김경한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이 맡는다. 미국이 이달 초 한국 철강 수입품 일부에 관세를 면하는 '관세쿼터제'를 폐지한 지 2주가 채 안 된 시점이다.

외국 고위관계자·기업인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에 나선 기업인들도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이달 방한한 바르나 탄초스 루마니아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과 회동해 현지 투자 환경 개선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경제사절단을 꾸리고, 조현상 부회장, 조석 HD현대 부회장, 성김 현대차 사장 등과 함께 미국으로 날아가 백악관 고위관계자와 면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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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워싱턴 미국 의회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개최한 'Korea-US Business Night'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대한상의
기업의 가용 역량을 총동원해도 간신히 동향 파악에 그칠 뿐 역시 그 흐름을 바꾸긴 쉽진 않은 모양새다. 미국의 관세쿼터제 폐지에 입 한 번 떼보지 못하고 25% 관세를 그대로 얻어맞아야 하는 실정이다. 최태원 회장과 대한상의가 나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투자 규모를 어필하며 국정공백을 메우려 해도 소용 없다. 트럼프는 여전히 한국을 '불공정 무역국가'로 언급하며 다음달 초 새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나섰다.

심지어 타깃은 한국이 아니다.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중국과 EU가 관세 정책의 최우선 격전국이고 지정학 리스크까지 따지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에 이르기까지 트럼프의 뇌 구조 그림에는 한국은 '캐시 머신'과 '땡큐'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새우등 터지는 게 현실.

이제 트럼프의 시선이 한국을 향하면 우리는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까. 장기화하는 국정공백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까지 한국의 주력산업 미래가 달린 일이다. 우리 기업들이 방패 없이 맨몸으로 전선에 내던져졌다. 정계는 하루 빨리 국정혼란을 정리하고, 통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언젠가 발생 할 관세 폭탄을 아무런 대비 없이 안에서 치고 받으며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지금 누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지에 대한 감시가 필요할 때다. 지금 정권의 잘못으로 모든 걸 빅베스 하려는 이들과, 다음 정권으로 책임을 떠 넘기려는 생각들 사이에서 폭탄이 터질 준비를 하고 있다. 결국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자.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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