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롤렉스 서브마리너’ 닮은 렉서스 LX700h

30년 동안 휠베이스 2850㎜ 고수…우수한 오프로드 성능
하이브리드 배터리 수밀성 강화…도하 성능 700㎜
보디 온 프레임, 강성 뛰어나고 큰 하중 견뎌

20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열린 '디 올 뉴 LX 700h 미디어 시승회'에서 차들이 오프로드 코스를 달리고 있다. / 렉서스코리아

렉서스의 플래그십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LX 700h는 '어떤 길에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럽게'라는 콘셉트로 개발됐다. 브랜드 특유의 정숙성뿐 아니라 도하 성능 700㎜·최대 등판각 44도 등 거친 도로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주행성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왜 럭셔리 차량에서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하는지 의아했다. 극한의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이면 고객에게 언제나 최상의 드라이빙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됐다. 이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명품 시계인 롤렉스 서브마리너가 약 300미터(1000피트)까지 방수 기능을 제공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지난 20일 시승한 LX 700 오버트레일은 라디에이터 그릴·휠·루프레일 등에 블랙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적용해 강렬하고 터프한 디자인이었다. 전용 색상인 '문 데저트'는 견고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실내는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4개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멀티 터레인 모니터를 통해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노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언더 플로어 뷰로 뒷바퀴 주변의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바위와 통나무 코스를 통과하는데 유용했다.

이날 시승을 도와준 렉서스 인스트럭터는 2850㎜의 휠 베이스를 여러 번 강조했다. 1996년 LX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황금 비율'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높은 수준의 오프로드 성능을 양립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흙더미들이 올록볼록 이어진 모굴 코스에서는 오버트레일 전용인 프런트·리어 디퍼렌셜 락기능으로 한쪽 바퀴가 헛도는 상황에서도 손쉽게 탈출할 수 있었다. 또한 정통 오프로더 차량에 사용되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뛰어난 차체 강성도 체험할 수 있었다.

20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열린 '디 올 뉴 LX 700h 미디어 시승회'에서 차들이수중 도하를 하고 있다. / 렉서스코리아

수심 450㎜로 구성된 도하 코스도 수밀성을 높인 방수 구조를 채택한 하이브리드 배터리 덕분에 약 20m 정도를 거침 없이 가로지를 수 있었다. 만약 방수 트레이 내로 물이 침입해도 센서가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해 준다고 한다.

30도로 설계된 오르막내리막 경사로에서는 오프로드 정속 주행 기능인 '크롤 컨트롤'로 가속·감속 페달을 밟지 않고도 스티어링 조작만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또한 매우 좁은 회전 교차로 코스에서는 '턴 어시스트'로 뒷바퀴를 잠근 채 거의 제자리에서 빠르게 기동할 수 있었다.

3.5리터 트윈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시스템 총 출력 464마력과 최대토크 66.3㎏·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고장날 경우에도 스타터가 독립적으로 엔진을 점화하고 12V 보조 배터리에 전원을 공급해 차량이 계속 주행할 수 있다.

비상 주행 모드에서도 트랜스퍼 케이스의 로우-레인지·능동형 차고 조절 서스펜션(AHC)을 이용한 승차 높이 조절·액티브 트랙션 컨트롤(A-TRAC) 등의 필수 기능은 계속 작동해 문제없이 오프로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 센터 쿨박스는 운전석·동반석·뒷좌석 모두에서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최대 6개의 500㎖ 병을 수납할 수 있다. 트렁크는 약 204ℓ이며 뒷자리 폴딩 시 약 1767ℓ로 늘어나 골프백을 4개까지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는 용량이었다. 가격은 1억6587만~1억9457만원.

20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열린 '디 올 뉴 LX 700h 미디어 시승회'에서 차들이 30도로 설계된 경사로를 오르고 있다. / 렉서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