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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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SK하이닉스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분기부터 청산이 진행 중이던 SK하이닉스 중국 상하이 판매법인의 청산 작업이 지난해 말 마무리됐다. 재작년 49억3800만원이던 장부금액이 지난해 모두 청산됐다.
상하이 판매법인은 지난 2006년 설립된 곳으로, 한때 SK하이닉스 중국 내 최대 매출을 올리던 거점이었다. 최대 호황기던 2018년 상하이 판매법인의 연간 매출은 7조2913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 8329억원의 매출을 올린 우시 법인보다 50% 더 많았다.
SK하이닉스가 우시 판매 법인을 중국 내 사업 거점으로 삼으면서 상하이 판매법인의 매출은 줄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라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협력 강화를 위해 별도 우시 투자법인을 설립해 2018년과 2019년 현지병원과 교육법인 등을 따로 세우는 등 영역을 확장해 갔다.
SK하이닉스가 중국 상하이 판매법인을 청산한 것은 중국 사업의 무게 중심이 우시로 넘어간 데다, 상하이와 우시는 지리적으로도 가깝다는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중 제재가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에 많은 사업 비중을 둬서 좋을 게 없어서다. SK하이닉스의 생산라인과 법인은 국내와 중국에 집중돼 있다. D램의 40%가량이 중국 우시 공장에서 생산된다.
판매 실적도 중국에 집중돼 있는 형국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분기 중국 시장에서 벌어드린 매출은 4조1562억1300만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 대비 23.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미국·유럽 등 여타 지역 가운데 가장 높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2.1%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이미 많은 매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법인을 정리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