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교원 노조활동도 근무시간 면제 받는다…민간의 49% 수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8010015743

글자크기

닫기

김남형 기자

승인 : 2024. 10. 28. 17:44

교총·전교조 모두 반발
교사ㆍ교수, 유급 노조 활동 보장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10월 2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교원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앞으로 유·초·중등 교사와 대학교수들도 민간 기업처럼 노동조합 전임자가 월급을 받으면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근로시간 면제 한도, 교원단체 적용 배제 등을 놓고 교원단체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교원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교원 근면위)는 2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제12차 전체회의를 열고 교원 근무시간 면제 한도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 면제제도, 이른바 '타임오프제'는 노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조 전임자의 노사 교섭활동 등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교원 근면위는 6월 28일부터 4개월여 간 심의를 진행했으며, 그간 전원회의 11차례, 간사회의 13차례, 공익회의 2차례를 열고 의견을 조율해 왔다.

교원 타임오프 한도는 조합원 수에 따라 9단계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조합원 99명 이하 연 최대 800시간 이내 △조합원 100명~299명 이하 연 최대 1500시간 이내 △조합원 300명~999명 연 최대 2000시간 이내 △조합원 1000명~2999명 연 최대 4000시간 이내 △조합원 3000명~4999명 연 최대 9000시간 이내 △조합원 5000명~9999명 연 최대 1만2000시간 이내 △조합원 1만명~1만4999명 연 최대 1만4000시간 이내 △조합원 1만5000명~2만9999명 연 최대 2만시간 이내 △조합원 3만명 이상 연 최대 2만5000시간 이내다.
유초중등교원은 시도단위 조합원수 기준으로 3000명에서 9999명 구간에 집중 분포돼 있어, 이 구간에 대해서 공무원 노동조합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면제시간의 한도를 결정했다고 근면위는 설명했다. 고등교원의 경우 개별학교 단위 기준으로 조합원수 299명 이하 구간에 다수가 분포돼 있고 사립·국공립대 형평성, 중·소 사립대의 재정상황, 고등교원의 특성과 활동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연간 면제 한도가 2000시간이면 통상 풀타임 전임자를 1명 둘 수 있는 수준이다. 파트타임 노조 전임자를 두는 것도 가능하지만 연간 사용가능인원은 풀타임 인원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또 조합원 수 99명 이하에선 최대 2명, 100∼999명에선 최대 3명이 타임오프를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근면위는 유초중등 교원의 경우 학사 일정과 학생의 학습권 등을 고려해 1000시간 단위, 즉 한 학기 단위로 타임오프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교원 타임오프 수준은 민간의 49% 수준이다. 앞서 지난 22일 민간기업 51∼52% 수준에서 의결된 공무원 타임오프 한도로는 연 200억원 수준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는데, 교원의 경우 그 3분의 1 정도로 예상된다.

이번 의결사항은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즉시 통보하면, 김 장관이 법제심사와 행정예고 등을 거쳐 고시할 예정이다. 또 고시 2년 후 경사노위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향후 재심의를 준비하기로 했다.

권기섭 위원장은 "이번 교원 근무시간 면제한도 의결은 노동계, 정부, 공익위원 모두의 완전한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현장에 대한 이해, 끈기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통해 노정공익 간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 낸 이번 선례가 우리 위원회가 추진 중인 미래세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교원 타임오프 한도 의결을 두고 교원 단체별로 찬반이 엇갈렸다.

교사노조와 달리 교원 근면위에 참여하지 못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성명서를 내고 "교원 노동자들은 반쪽짜리 타임오프에 합의한 적 없다"며 "교원·공무원노조의 타임오프를 온전히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 근면위 결정으로 교원노조는 각 시도 별로 조합원 3000명이 넘어서야 간신히 민간 대비 절반 이상의 타임오프를 확보하게 된다"며 "일부 소규모 시도교육청 단위 교원노조의 경우 절반은커녕 40%를 밑도는 수준밖에 확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로 분류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타임오프 대상에 교사노조, 전교조 등 교원노조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교총은 "교원노조는 국가의 막대한 인건비 지원 금액을 노조 활동에 직접 투입할 수 있게 되었지만 교원단체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무력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교원단체도 타임오프를 차별 없이 적용받을 수 있도록 교원지위법 개정을 즉각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원 근면위에 참여했던 교사노동조협연맹(교사노조)은 "민간노조에는 인정되는 타임오프를 교원 노조에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대표적인 노동기본권 차별이었다"며 "이번 의결로 오래된 차별이 해소됐고 참으로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김남형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