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보복 다짐…이란·하마스 규탄
이 내각 "레바논 대규모 작전 검토"
갈란트 "전쟁 초점 이스라엘 북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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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시다발 폭발로 8세 여자 어린이를 포함해 11명이 숨지고, 약 2750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약 200명은 중태라고 레바논 정부는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헤즈볼라 무장대원도 포함됐고, 모즈타바 아미니 레바논 주재 이란대사도 손과 얼굴에 부상을 입었다. 폭발은 베이루트 교외와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 거점인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헤즈볼라는 즉각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적에게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복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오니스트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고, 레바논 정부도 내각회의 후 "이스라엘의 범죄적 공격을 만장일치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전쟁 발발이후 일상화된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해 그간 강력한 군사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했고 헤즈볼라 지휘부를 겨냥해 정기적인 공습을 해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는 상호 공격이 이어지면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피난을 떠났다. 헤즈볼라는 가자 휴전협상이 타결되면 공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관련 협상은 교착 상태다.
지난 7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최고위급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암살하면서 양측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달 25일 대규모 공방을 주고받은 뒤로 확전은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삐삐 동시 폭발' 사건이 터지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 소행으로 굳어져가면서 가자 휴전협상은 다시 파국을 맞게 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전쟁에 이어 헤즈볼라와의 전면 충돌로 확전을 꾀하면서 가자 휴전협상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의 공격을 저지하고 이스라엘 북부에서 대피했던 주민들이 귀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제 공식 전쟁목표가 됐다며 레바논에서 광범위한 군사작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이번 분쟁의 초점이 가자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옮겨지고 있다며 이번 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헤즈볼라와의 합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전개 상황은 명확하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도 더 큰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소속의 레바논 국회의원 라에드 베로는 15일 네타냐후가 확전을 원하면 헤즈볼라는 "적을 억제하고 레바논을 보호하기 위한 많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안보내각의 강경한 성명 발표에도 이는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고, 즉각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분석했다.
미국은 이번 사건을 미리 알지 못했다며 당사자들의 외교적 해결을 당부했다. 유엔도 긴장 고조를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은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사건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