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국정 브리핑' 도입계획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시 도어스테핑(출근길 짧은 문답)이 아쉽게 마무리됐다면서 이보다는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한 달에 한두 번 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었다.
첫 번째 국정 브리핑은 8분 전에야 기자실에 깜짝 통보한 형식 못지않게 내용도 파격적이었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심해광구로는 금세기 최대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0억 배럴로 추정되는 매장량이 실제로 확인된다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수준에 달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시총이 45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2250조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날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는 등 증시도 모처럼 반색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를 지켜봐야 좀 더 정확한 매장량을 알 수 있겠지만 잭팟이 터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날 브리핑에 국내외 전문가들이 동참했더라면 한층 더 좋았을 것이다. 검증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직접 나와 추정 매장량 등을 발표했더라면 발표 수치 등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날 아프리카 10개국과의 연쇄 정상회담 등 바쁜 일정 탓이긴 하겠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질의응답을 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