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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에서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에서 "이스라엘에 가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취소됐다. 우리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자신의 땅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해방자"라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그가 좋은 의도를 가졌다면 우리 관계가 달라졌을 테지만, 불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비난하고 하마스를 옹호하면서, 수년간 아슬아슬했던 튀르키예-이스라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당일 민간인을 향한 공격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에 대응조치를 촉구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지난주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격 사건 이후 이슬람 사회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전날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집단 처벌'을 받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 정권의 불법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리오르 하이아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하마스는 아이들과 여성, 노인들을 의도적으로 참혹하게 죽이고 민간인을 인질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주민을 인간 방패로 삼는 이슬람국가(IS)보다 나쁜 비열한 테러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 대통령이 테러조직을 비호하려 시도하지만 그의 선동적인 말도 전세계가 목격한 공포를 바꾸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튀르키예에 공식 항의하고 대사를 초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