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다고 믿어"
|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RBC지는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러·우크라 정전협상이 최종적으로 미국의 반대로 불발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없었다면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은 이뤄졌을 것"이라며 "현재 미국만이 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정전협정 체결을 원하지 않고 (전쟁을 통해)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국가가 연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워싱턴은 두 국가 모두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내 견해로는 이것은 실수"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28일 푸틴의 특별군사작전 개시 명령에 따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휴전을 위한 협상에 임했고,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장소까지 옮기면 그해 4월말까지 대면협상을 이어나갔다. 당시 양측은 즉각 정전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의 주된 이유로 주장하는 나토 가입을 추구하지 않고, 러시아는 침공 이전 수준으로 철수한다는 합의 초안까지 작성하는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월 초 키이우 교외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학살 정황이 제기되면서 협상 분위기는 경색됐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월 4일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를 비난하면서도 평화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정전협정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결과적으로 정전협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전협정에 대한 국제적 비난여론이 침공자인 러시아에게 점차 거새지자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서명한 합의문을 직접 공개한바 있다. 2022년 4월 15일 날짜로 작성된 합의문 초안은 '우크라이나의 영구 중립 및 안보 보장에 관한 조약'에 대한 내용으로 총 18개 조항으로 작성됐다.
초안에 따르면 당시 이스탄불을 방문한 다비드 아르하미아 우크라이나 대표단 수장이 서명하고 미국·영국·프랑스·중국·튀르키예·벨라루스가 보증국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양국 대통령 서명만 남겨둔 상황에서 정전협정이 결렬된 것인데,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합의문에 따라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철수하던 도중 우크라이나 측이 번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