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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열악한 현지 여건상 이번 홍수로 인한 사상자 수 집계가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당국은 사망자가 초기에 밝힌 6000명보다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날까지 데르나에서 최소 1만1300명이 숨지고 1만1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고, 데르나 시장은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구호단체들은 데르나 인구의 4분의 1인 3만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은 콜레라와 영양실조, 탈수 등 위험을 지적했다. 특히 오염된 물을 마시고 중독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식수 부족이 심각하다고 구호단체들은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데르나에서 여전히 사체가 부패하는 냄새가 진동하고, 해변으로 밀려온 사체를 외국 구조팀들이 발견해 처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호단체가 점차 현지에 도착하고 있지만 구호 활동은 사망자 수습이나 잔해 처리 등 기초적인 작업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해 지원 능력 밖이라고 호소했다.
데르나는 지난 10일 폭우로 댐 두 곳이 잇따라 붕괴하면서 도시 전체가 떠내려 간 듯한 피해를 입었는데, 댐을 오랜 기간 방치한 당국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고 WSJ 등은 전했다. 해당 댐들에는 이미 20년 전부터 보수를 위한 예산이 배정됐지만 당국은 손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지에는 의약품과 수술 장비, 사체 처리용 도구 등 유엔과 유럽연합(EU), 중동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보내온 구호 물품이 처음으로 도착했다. 이런 와중에도 담요나 관을 비싸게 팔아 부당 이익을 챙기는 이들이 보고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내전으로 나라가 동서로 나뉜 리비아의 동부는 리비아국민군(LNA)이 통치하고 있는데, 당국은 데르나 지역을 통제해 일부 구호 인력의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리비아 통합정부(GNU)가 있는 트리폴리에서 온 사람들은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현지 구호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