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안녕한 것인가.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를 보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여러 악재로 바람 앞의 등불마냥 흔들리는 프로야구다.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을 자신했던 한국야구는 한수 아래로 여겨졌던 호주에 일격을 당하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에 악재가 될 것이 우려됐지만 다행히 야구팬들의 분노는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잦아들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직후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되며 팬들은 다시 충격에 빠졌다.
악재는 이어졌다.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선수와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 경질됐고 LG 트윈스 외야수 이천웅은 인터넷 불법 도박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KBO의 수익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BOP 간부가 중계권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정규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총체적 난국이다. 한국 야구가 외연 확장에만 매달리다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니라고 잡아뗐다가 사실로 밝혀지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반복되며 팬들의 신뢰가 무너졌다. '무신불립'이라는 말이 있다.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의미다. 시즌 초반 관중몰이가 신기루로 끝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야구계는 각성하고 강도 높은 변화를 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