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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혹한 제재를 해제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이란 대표단이 몇 시간 안에 빈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칸아니 대변인은 "이란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합의를 이루려는 이란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란 협상단을 이끄는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은 빈으로 향하기 전 트위터에서 "합의 복원을 위한 '공'은 미국에게 있다"면서 "미국은 핵합의 당사국들의 관대함이 제공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 정치적 결정을 하지 못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협상 대표인 롭 말리 이란 특사도 이날 빈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큰 진전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유럽연합(EU)의 중재 노력을 환영하며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은 EU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최근 제안한 초안에 근거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보렐 대표는 교착 상태에 빠진 핵합의 복원을 위한 타협안을 제시했다. 타협안의 초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렐 대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초안이 거절될 경우 심각한 핵 위협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관리에 따르면 회담은 4일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 3월 미국과 이란의 공식 협상이 중단된 이후 5개월 만에 재개 소식이 들리면서 핵합의 복원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이견이 산적해 있고, 이란이 앞선 결렬 이후 입장을 선회했는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그룹의 분석가 헨리 로마는 올해 안에 합의 복원이 이뤄질 가능성은 35%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핵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018년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며 핵무기 개발에 다가서고 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핵개발 계획에 나선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을 약 43kg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란 내 핵 개발이 "매우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의 원자력이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IAEA가 신뢰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 계획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