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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이날 금화를 법정화폐로 발행한다면서 2000개의 금화를 시중은행에 지급했다고 밝혔다. 새로 발행된 금화의 이름은 '모시 오아 투냐'로, 통가어로 빅토리아 폭포를 뜻한다.
존 만구디아 짐바브웨 중앙은행 총재는 "금화의 1차 주조는 해외에서 이뤄졌지만 최종적으로는 현지에서 주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점에서 상품 구매에 금화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금화는 유동자산으로서, 개인이나 기업은 자유롭게 금화를 은행에서 구매할 수 있고 예금 혹은 채권 및 융자 담보로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화는 쉽게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고 국내외 거래에 쓰인다. 중앙은행은 보유한 금화를 구매 후 180일이 지나면 현금으로 태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각각 무게 1트로이온스(31.1g)인 금화의 가치는 국제시장의 온스당 금 가격에 의해 결정되며, 발행 비용 5%가 가산된다. 이날 모시 오아 투냐의 발행 당시 비용은 미화 1824달러(약 239만원)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짐바브웨는 지난 2008년 50억%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억으로 짐바브웨인들은 자국 화폐를 신뢰하지 않고 대신 미 달러를 일상 거래에 사용하거나 집에 보관한다.
짐바브웨의 프로스퍼 치탐바라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미 달러화에 대한 매우 높은 수요를 완화하려고 한다"면서 미 달러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화 발행으로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을 완화하고, 상품 가격의 안정화 효과를 꾀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금화 발생이 민생 경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거의 없을 것이라고 치탐바라는 꼬집었다. 그는 대부분의 짐바브웨인들이 저축은 커녕 빵을 살 돈마저 없다며 "여유자금이 없는 이들에게 (금화 발행이) 직접적인 이익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짐바브웨에는 금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 경제에서 귀금속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금 생산량은 2020년 19톤에서 지난해 30톤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