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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AP통신은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닥친 아프리카 북동부에서 배고픔에 허덕이다 아사하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소말리아의 영양실조 치료센터에서는 올해에만 최소 44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치료센터에 보고되지 않은 이들까지 합산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의 소말리아 인도주의 조정관인 애덤 압델무이아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수천명이 사망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영양실조 치료센터는 기아에 지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이미 포화상태다. 치료 센터에서 근무하는 무스타프 유수프 박사는 “5월 입원 환자가 122명으로 전달보다 2배 늘었다”며 센터가 늘어나는 환자 수에 압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호단체 기아대응행동이 운영하는 6곳의 영양실조 환자 치료센터의 입원율은 운영을 시작한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근조기경보시스템 네트워크(Famine Early Warning Systems Network)에 따르면 특히 소말리아 중부와 남부의 사망과 급성 영양실조 발생 건수가 비정상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며, 5세 미만 아동의 급성 영양실조로 인한 입원율은 지난해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소말리아와 인접한 에티오피아에서도 일부 지역의 급성 영양실조로 치료받는 어린이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27% 늘었으며, 케냐에서는 무려 71% 급등했다.
AP는 극심한 가뭄과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물가가 급등하며 아프리카의 식량부족 문제가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곡물과 식용유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우유와 고기 등을 제공해주던 가축들도 가뭄을 버티지 못하고 폐사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과 전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사실상 끊긴 상황이다. 유엔 산하 단체들은 지난 6일 공동 성명을 통해 소말리아에서만 20만명 이상이 재앙 수준의 기아에 직면했지만, 올해 인도주의 대응을 위한 모금의 목표액은 18%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엔아동기금은 “만약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만 정신이 팔려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아프리카의 북동부 지역에서 어린이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