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출렁…남북관계 험난
일각선 신·구 권력 갈등조장 분석
|
북한의 이날 ICBM 발사는 올해 들어 12번째이자 지난 20일 오전 평안남도 숙천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 4발을 발사한 지 나흘 만의 무력시위다. 특히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16일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이은 네 번째 ICBM 발사다. 지난 16일 발사에서 실패한 북한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쐈을 가능성과 함께 이미 개발한 다른 종류 ICBM의 탄두 중량을 높여 다탄두 미사일을 개발하는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
신 위원은 “이미 북한은 지난 2017년 시험발사한 ‘화성-15형’을 통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했다”며 “이번 발사는 미사일의 사거리 보다는 다탄두 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ICBM은 2017년에 발사한 ‘화성-15형’보다 약 1700㎞ 더 높게 상승했고, 120㎞ 더 멀리 비행했다”며 “따라서 2020년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모형을 공개했으나 그동안 시험발사하지 않은 ‘화성-17형’ ICBM이나 ‘화성-15형’의 개량형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ICBM의 고도와 비행거리 등을 고려할 때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한다면 1t 이하의 탄두 중량으로 1만 5000㎞ 정도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탄두 미사일이기 때문에 탄두 중량이 더 나갈 수밖에 없는 ‘화성-17형’ ICBM으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테스트한 것인지는 북한의 발표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이 자신들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커진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방력 강화로 향후 대미협상을 비핵화에서 핵군축 협상으로 전환할 수 있게 협상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현재 남한의 신·구 권력간 갈등상황을 부추기기 위한 대남전술의 일환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 발사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강행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보 공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대비태세를 시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외에도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는 내부 결속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북한은 대북 제재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가 장기화하며 악화한 민심을 다독이고 내부 결속을 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특히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4월 11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0주년(4월 13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4월 25일) 등 대형 기념일이 집중된 만큼 군사적 성과로서 내부에 선전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평양 미림비행장에서는 1만 명 이상이 동원돼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