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최초로 남방불교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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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의 오빠 ‘장유화상’이 창건한 ‘장유사’
우리나라에 최초로 불법을 전파했다고 전하는 장유화상이 허황옥을 따라 가야로 온 뒤 최초로 창건한 사찰이 장유사다. 불모산 용지봉 아래 위치한 장유사는 장유화상의 이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김해 인구의 30%에 달하는 17만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장유신도시, 장유동의 지명도 장유화상(長遊和尙)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화상’이란 덕이 높은 스님을 말하는 용어다.
1708년 증원 스님의 ‘김해 명월사사적비’에는 “장유화상이 서역으로부터 불법을 받들어 옴에 왕이 불도를 중히 여겨 숭불하게 된 것을 다시 증험하게 하는 바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장유사를 품고 있는 불모산의 이름도 불교적 색채가 강하다. 불모(佛母)라는 뜻은 불교에서 세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는 부처의 생모인 마아 왕비를 뜻하고 두 번째는 불상을 만드는 사람, 세 번째는 불교가 처음 시작된 곳이라는 의미다.
김수로왕과 허왕후 사이에는 자손이 번창했는데 이중 왕자 일곱이 출가했다고 전해진다. 가락국 일곱 왕자가 불교에 귀의한 것으로 미뤄보면 이들이 외삼촌인 장유화상의 수행력과 덕행을 평소 얼마나 사모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장유 대청계곡을 끼고 굽이굽이 돌며 산을 오르면 장유사를 만날 수 있는데 맨 먼저 보이는 것이 입구 사천왕문과 2층의 범종루다. 입구를 들어서기 전 오른 편에 지장보살상과 공덕비가 대웅전보다 먼저 방문객을 반긴다.
사천왕문을 들어서면서부터는 불교를 믿든 그렇지 않든 예를 갖춰야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사천왕문을 지나면 생각보다 너른 앞마당이 펼쳐진다. 널찍한 앞마당을 지나면 웅장한 대웅전이 방문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대웅전 팔작지붕 용마루는 한 번 보면 쉬 잊히지 않을 만큼 그 생김이 특이하다. 내부는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시고 좌우로는 협시불을 모신 형태다.
대웅전 옆으로 장유화상 사리탑을 가는 길 계단도 깔끔하다.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31호인 장유화상 사리탑은 가락국 제8대 질지 왕(451~492)재위 중 장유암 재건 당시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1500여년의 세월 속에 여러 번의 전환으로 암자와 유물들이 소실됐지만 사리탑만 옛 모습 그대로를 지켜내고 있다. 사리탑은 고려 말이나 조선 초의 작품으로 짐작된다.
장유사의 가장 큰 볼거리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세상구경이다. 배롱나무에 핀 핑크빛 꽃 속에서 가지런한 기와 담장 너머보이는 경치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너그럽게 한다.
장유 3동에 형성된 율하 신도시는 물론, 맑은 날에는 부산 사상을 지나 해운대까지 보인다. 그래서 어떤 이는 ‘내가 선 이 자리가 바로 극락’이라는 문구를 이곳에 남겼나 보다.
시가 조성하고 있는 ‘대청계곡 누리길’은 장유사를 더욱 뽐내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청계곡 누리길’은 대청계곡의 뛰어난 경관을 만끽하며 장유사에 오르는 둘레길이다.
지금까지 대청계곡에서 장유사를 오르기 위해서는 아스팔트로 된 장유사 진입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협소한 도로 사정으로 보행자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등산로 단절로 지역민들로부터 계곡 속 등산로 개설 요청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시는 2018년 대청천 생태하천 산책로와 연계해 희망공원, 장유폭포까지 대청계곡 누리길 조성 사업(1단계)을 완료했고, 이번 2단계 사업으로 장유폭포에서 장유사 등산로 입구까지 약 1.2㎞ 구간에 누리길을 연장 조성하고 있다. 대청천~장유폭포~장유사~용지봉까지 이어지는 8㎞ 구간의 명품 둘레길이 완성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대청계곡 누리길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자재를 사용해 조성하고 있다”며 “시민은 물론 장유사를 찾는 모든 이들이 도심 가까운 곳에서 자연친화적인 힐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