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도 회피기동 가능하지만 위력은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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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은 미사일 몸통에 탑재된 엔진과 연료를 이용해 장거리 비행을 한 후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체계로 관성을 이용하는 탄도미사일과는 다른 개념이다.
로켓의 추진력을 이용해 높은 고도까지 올라갔다 떨어지는 힘으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탄두 무게가 가벼울 수밖에 없어 위력은 떨어진다. 다만 정밀성이 높고 저고도·회피 기동이 가능해 탐지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순항미사일은 지상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나 해상의 수상함과 잠수함, 항공기 등에서 발사해 지상과 해상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장거리 순항미사일로는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한국의 현무3-C 등이 있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순항미사일 발사는 재제 대상이 아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을 보면 지상의 TEL에서 발사가 이뤄졌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5개의 발사관이 달린 TEL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126분), 1500㎞를 비행해 표적에 명중했다.
이 미사일은 주날개와 꼬리 부분 보조날개, 터보팬 엔진(터빈송풍식 발동기), 배면 흡기구 등을 갖췄다.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에도 주날개와 보조날개, 배면 흡기구가 있어 북한이 이 기술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주장한 비거리 1500㎞는 한국군이 보유한 현무-3C 순항미사일의 사거리와 비슷하다. 북한의 어느 지역에서든 일본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이 사거리 1500㎞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공개적으로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피하면서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최근 한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이 이번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의 발사 지점과 비행궤적, 탄착지점 등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 공조하에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4월 14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당시, 당일 즉각 상세한 내용을 발표했던 합참이 이번에는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미사일 발사를 사전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북한이 몇 차례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특성상 레이더에 포착·소실을 반복하면서 탐지·추적에 실패했던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