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 프로 스포츠 구단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이번엔 남자 프로 농구 서울 삼성이다. 지난 1일 선수와 코칭 스태프를 비롯 구단 관계자와 선수 가족까지 모두 14명이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선수 일부가 최초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확진자가 대거 늘어난 것이다.
아무리 잘 대비해도 걸릴 수 있는 전염병이기에 이들만을 탓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훈련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에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프로농구는 빠르게 달리고 거칠게 몸싸움하는 스포츠다. 마스크를 쓰고 훈련한다면 호흡하기 너무 힘들다. 선수들의 고통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오는 11일 컵대회 출전과 다음 달 9일 2021-2022시즌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상황이었다. 몸이 재산인 선수들은 떨어지는 나뭇잎도 닿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삼성은 결국 컵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다음 달 개막을 앞두고 훈련이 여의치 않아 정규리그 준비도 어렵게 됐다. 앞서 벌어진 타 종목의 코로나19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도 부족할 판에, 한 술 더 떠 또 다시 집단 감염의 악몽을 재현했다.
프로 스포츠 일부 구성원들의 이처럼 결여된 프로 의식은 국내 스포츠의 질 향상에 크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잇따라 드러난 낮은 윤리 의식과 도덕적 해이로 팬들의 한숨도 늘어만 간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 스포츠 종사자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조심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최희암 전 연세대 농구부 감독은 1990년대 인기 최고조를 달리던 선수들에게 이렇게 일갈했다. “생산성 없는 공놀이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이들은 오로지 팬들이다. 항상 팬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