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 정보보고서 “대규모 공격해도 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 낮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08010001888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3. 08. 09:21

트럼프 '지도부 교체·친미 지도자 세우기' 구상에 의문 제기
"야권 권력 장악 가능성 낮아…성직자·군부 권력구조 유지"
NIC, 미 군사작전 시작하기 일주일 전 작성 보고서에서 분석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린 뒤 손짓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미국의 대규모 군사 공격이 이뤄지더라도 이란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작성한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단기간 제한적 군사작전이나 장기적인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이란의 성직자 중심 정치 체제와 군부 권력 구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약 일주일 전에 작성됐으며, 보고서 내용은 관련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이 확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보고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하나는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제한적 군사작전이며, 다른 하나는 정부 기관과 권력 구조 전반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이란의 기존 권력 엘리트들이 체제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절차를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거나 제거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권력 공백이 발생하기보다는 기존 체제 내부에서 승계 절차가 가동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란의 권력 승계가 헌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성직자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중심 역할을 맡고, 군사·안보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권력 핵심 기관들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보고서는 이란 내부의 분열된 야권 세력이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란 반정부 세력은 조직적 기반과 정치적 통합이 부족해 정권 공백 상황에서도 권력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세울 수 있다는 구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차기 지도자 문제에도 미국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란 지도부를 "정리(clean out)"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정권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재 이란 내부에서는 최고지도자 승계 문제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숨진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권력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권력 인사들은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다른 정치 엘리트들과의 권력 균형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란 체제가 오랜 기간 형성된 성직자·군부 중심 권력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군사 압박만으로 정치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전 말로니 부소장은 WP에 "이란 체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된 제도와 권력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홀리 대그레스 선임연구원도 "이란 성직자 권력층의 핵심 이념은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는 것"이라며 "미국에 굴복하는 선택은 그들의 정치적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도 현재까지 이란 내부에서 대규모 민중 봉기나 권력 내부의 심각한 분열 징후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군사 작전이 확대되더라도 미국이 이란의 정치적 권력 구조를 직접적으로 재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