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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수원 분쟁 국내 이관 권고…계약서 장벽에 속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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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원 기자

승인 : 2026. 02. 27. 17:01

정부, 한전·한수원 바라카 분쟁 국내 기관 전환 권고
양 기관, 분쟁 기관 LCIA 조항 명시…계약서 다시 써야
이사회 승인 거쳐 계약 변경 이후, 중재인 구성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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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바라카 원전./연합
정부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분쟁 조정에 나섰다. 한수원이 지난해 5월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제기한 비용 청구 중재를 국내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옮기라고 권고한 것이다. 다만 중재기관 변경을 위해서는 한전과 한수원이 맺은 계약 수정이 선행돼야 하고 이후에도 중재인 구성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해 실제 이관까지는 넘어야 할 단계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과 한수원에 중재기관 이관을 권고하고 양사가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 방안을 논의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조치는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의결됐다. 이번 정부 권고에 대해 한전은 "산업부 권고 사항을 내부 검토한 뒤 청구인인 한수원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중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대화와 협상의 길을 열어두고 분쟁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수원 역시 "검토 후 한전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재기관을 바꾸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두 기관이 권고를 수용하더라도 2010년 체결된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서부터 손봐야 한다. 분쟁 발생 시 LCIA 중재를 따르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법률 검토와 계약 수정, 이사회 의결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이관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계약상 LCIA 중재 기관 선정 기준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에넥(ENEC))과 원전 주계약 당시 분쟁 조정기관을 런던으로 정했고, 협력 계약도 주계약상의 내용을 적용해 LCIA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KCAB로 이관되더라도 중재인 선정 과정에서 또 한 차례 신경전이 예상된다. UAE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비 분쟁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4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재인 구성에 따라 판정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사중재원 관계자는 "사건마다 다르지만 당사자 간 중재인을 지명할 수 있어 구성 과정 자체가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KCAB는 연간 약 300~400건의 중재를 처리하며 1000명 이상 분야별 전문가가 중재인으로 등록돼 있다.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빠른 경우 약 6개월, 통상 1~2년 내 판정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전은 2016년 시공사와 계약 분쟁과 관련해 한 차례 LCIA 통해 중재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당시 판정까지 약 3년이 소요됐다. KCAB에서 중재를 진행한 경험은 없다. 정부는 양 기관이 권고안을 수용해 사건을 KCAB로 이관할 경우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원전 기술의 해외 유출 우려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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