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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보통’에 안주한 양산시 민원행정, 시민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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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2. 23. 17:35

장기 로드맵도, 체계적인 조직 대응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행정 스스로 인정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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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경남 양산시의 2025년 민원서비스 수준이 결국 '다' 등급, 즉 중위권에 머물렀다. 수치로는 '보통'이지만, 시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양산시는 최근 '2025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결과'를 공고했다. 민원행정 관리기반, 활동, 처리 성과 등 3개 분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하지만 결과를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원행정 전략 및 체계 부문이 '라'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실무 미숙이 아니라, 민원행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과 시스템 자체가 부실하다는 의미다. 장기 로드맵도, 체계적인 조직 대응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행정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반면 국민신문고 민원 처리 부문은 '나' 등급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개별 민원을 처리하는 실무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이 또한 '개인의 헌신'에 기댄 결과일 뿐, 제도가 뒷받침된 성과라고 보긴 어렵다.

문제는 시민이 직접 체감하는 영역이다.
△민원제도 운영 △고충민원 처리 △민원만족도 등 핵심 항목이 모두 '다' 등급에 그쳤다. 복합적이고 까다로운 민원 앞에서 행정이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그럭저럭 처리된다"는 평가조차 위안이 되지 않는다.

지역사회에서 "이제는 시민 중심으로 행정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라' 등급을 받은 관리 체계 부문은 인력 재배치, 전담 조직 강화, 민원 전문성 확보 등 근본적인 처방 없이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민원행정은 행정의 최전선이자, 시민이 행정을 평가하는 첫 번째 창구다. 여기서 신뢰를 잃으면 어떤 정책도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양산시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평가 상향을 목표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급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시민이 "행정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민원서비스의 등급도 따라 올라갈 것이다. '보통'에 안주한 행정으로는 더 이상 시민의 기대를 감당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고서용 대책이 아니라, 행정의 태도 변화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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