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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담합 의혹 공정위 전원회의行…사전공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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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2. 22. 17:45

전원회의 전 공개 이례적…제분업계 전방위 압박
라면·빵 원가 직결 품목…파급력 고려한 선제 경고
서울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모습. / 사진=연합
공정거래위원회가 7개 제분사의 밀가루 판매가격·물량 배분 담합 혐의를 전원회의에 상정한다고 사전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원회의 의결 전 사건을 외부에 알린 것은 이례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22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19일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가 2019년 11월~지난해 10월까지 국내 기업간거래(B2B)에서 밀가루 판매 가격과 물량 배분을 담합한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제출하고 각 업체에도 송부했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행위에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이 5조8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담합이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하는 '가격 재결정 명령' 의견도 심사보고서에 담았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공정위가 심사보고서 제출 사실을 사전에 공개한 부분이다. 공정위가 전원회의 결론이 나오기 전 사건을 알리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공정위가 시장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밀가루는 라면·빵·과자 등 가공식품 전반의 원가에 직결되는 기초 원재료다. 제분업계의 가격 담합은 곧 소비자 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정부가 민생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업계 전반에 유사 행위를 자제하라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건의 중대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전원회의 상정은 통상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최종 판단하는 절차다. 이를 공개했다는 것은 공정위 내부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증거와 법리 검토가 축적됐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특히 가격뿐 아니라 물량 배분까지 문제 삼았다는 점은 단순 정보 교환을 넘어 구조적 경쟁 제한 행위를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책 기조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 강화를 공언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밀가루 등 담합을 '암적 존재'로 규정하고 "이런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경우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킬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앞으로도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사전에 선별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회적 관심도를 고려해 공익적 측면에서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피심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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