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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미국 로보틱스 스타트업 필드AI에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수백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필드AI는 로봇의 자율 이동과 작업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핵심 기술은 로봇용 범용 AI 모델인 '필드 파운데이션 모델(FFM)'이다. FFM은 로봇이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변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인식·판단하고, 사전 경로나 지도 없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드AI는 지난해 베이조스익스페디션, 인텔캐피털, 엔벤처스 등으로부터 4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산업 현장과 건설, 인프라 분야에서 로봇 활용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피지컬 AI'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AI를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고 판단하는 기술로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글로벌 AI 선도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빠르게 넓혀왔다. 지난해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을 체결하며 최신 GPU '블랙웰' 5만장을 확보했고, 올해는 구글 딥마인드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연산 인프라와 로봇 제어용 AI 모델 연구 기반을 동시에 구축해 왔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필드AI 투자가 로봇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족보행 로봇 '스팟',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등 다양한 로봇 포트폴리오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특히 필드AI는 자체 개발한 FFM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에 탑재해 아시아·유럽·북미 지역 건설 현장에 적용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FFM이 적용된 스팟은 카메라와 라이다 등 센서를 기반으로 복잡한 환경을 인식하고, 정해진 경로 없이도 자율적으로 이동·작업이 가능하다.
이 같은 협업 경험을 토대로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차원에서의 협력 확대와 기술 내재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순한 외부 기술 도입을 넘어,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그룹 내부 역량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투입해 생산 공정에 활용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로봇을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며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신년회에서 "AI를 외부에서 빌려오는 기술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생명력으로 체화해야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AI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