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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워싱턴서 “핵심은 AI”…한미일 협력 구도 새 모색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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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22. 09:00

'환태평양 대화'서 'AI 인프라 필연론'과 3국 공조 역설
AI 인프라 5조달러, 에너지-금융-환경 잇는 '삼각 상관관계' 입체적 대응 주문
2019년 '지정학 위기' 예견부터 2026년 'AI 협력'까지 화두 제시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시대에 한국과 미국·일본이 협력하는 방안을 새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핵심은 AI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협력도 AI로 3국이 좀 더 협력하는 방안을 새로 모색해 봐야 한다"며 "협력 방법 및 구도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 회장이 과거 제안했던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넘어 AI라는 거대 담론을 중심으로 기술과 에너지·안보가 결합된 '신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최태원 회장 "한·미·일 AI 협력 방안 모색해야"...AI 칩, 변동성·공급 부족·마진 왜곡

최 회장은 환영사에서 "요즘 AI용 메모리는 공급 부족이 심각하고, 부족분이 30%를 넘는다"며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주문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관해 16개가 넘는 칩을 적층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의 이익률이 60%로 매우 높지만,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일반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률이 80%라는 수익성 구조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족·왜곡이 비(非)AI 분야로 파급돼 일부 기업의 사업 지속 가능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급변할 수 있다는 시장 흐름을 소개하며 "정말 좋은 소식처럼 들리겠지만, 이는 큰 손실로도 바뀔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특파원 인터뷰에서도 "다음달 가면 반으로 줄었다고 할 수도 있다"며 "1년짜리 계획을 하는 것조차도 별 의미가 없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태평양대화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왼쪽 세번째부터)·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부 장관·박진 전 외교부 장관 등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AI 인프라의 혈맥 '에너지·금융'… "5조달러 투입, 멈출 수 없는 경쟁"

최 회장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힘들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규정하는 구조적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AI 산업이 초래한 기술·에너지·금융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상세히 설명하며 입체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AI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전기를 사실상 다 집어삼키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 "그 결과는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인터뷰에서도 "AI 인프라 구조를 만들려면 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신에너지의 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발전소를 세우고 움직이려면 5년 이하 계획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시간적인 장벽을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원으로 가스·신재생·원자력 등 모든 선택지를 언급하면서 그 전력 수요가 '기가 단위의 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금융 부담도 짚었다. 그는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 거의 500억달러가 들고,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에너지 비용을 제외하고, 인프라에만 5조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AI 경쟁을 멈출 수는 없다"며 "돈과 자원을 가진 이들이 AI 경쟁의 선두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환태평양대화
박진 전 외교부 장관(왼쪽부터)·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부 장관·최태원 SK그룹 회장·강경화 주미 한국대사 등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환경과 지정학, 기술·자원·인력의 결합 리스크

최 회장은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AI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전기를 사실상 다 집어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에너지 사용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더 이상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을 "정치의 문제이자 기술 자원과 사람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AI의 변화는 몇 달 단위로 일어나지만, 발전소를 세우고 가동하는 데는 최소 5년, 일부는 1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시간 장벽과 AI 산업의 속도 사이 괴리를 지적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축사에서 안보·경제·기술이 교차하는 환경 속에서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도 최 회장이 제시한 3국 공조의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우리 3국은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의 불가결한 세 기둥"이라고 했고,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은 더 이상 혼자 대응(go it alone)할 수 없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동맹과 파트너십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3국 파트너십이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기능하며, 경제·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고,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한국은 AI 기본법을 채택하는 등 신뢰 기반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원자력 에너지 협력에서도 3국의 상호 보완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빌 헤거티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주)도 "3국은 경제 안보와 국가안보가 분리될 수 없음을 이해하고 있으며, 기술적 리더십 유지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서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워싱턴에서 이어진 화두…이번엔 'AI 한·미·일 협력'

최 회장은 과거에도 워싱턴 D.C. 행사에서 우리 경제계의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2023년 12월에는 한·일 주도의 경제협력체 구상을 제안했고, 2021년 12월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중심 전략을 밝혔다. 2019년 9월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앞으로 30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이번에 제시한 한·미·일 AI 협력 제안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리와 정치인, 학계 및 싱크탱크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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