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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하코다테, 지방소멸 해법 묻다] ④오징어 떠난 항구의 선택…“잡는 어업서 기르는 어업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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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2. 15. 12:15

사토 다카히로 과장 "기후,못 바꾸지만 생산 방식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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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항에 정박한 해양관측선 '시리우스마루(しりうす丸)'. 해류·수온 등 해양 데이터를 수집해 어장 형성과 어종 변화를 분석하는 조사선으로, 사토 다카히로 과장이 설명한 '데이터 기반 어업 전환'의 핵심 인프라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오징어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정책은 세우지 않습니다."
사토 다카히로(佐藤貴洋) 하코다테시 농림수산부 어업활성화대책 담당 과장의 설명은 단호했다. 한때 일본을 대표하던 오징어 항구 하코다테는 지금 전혀 다른 문제와 싸우고 있다. 바다가 변한 것이다.

하코다테 앞바다는 과거 오징어 어획으로 유지되던 도시였다. 항구에는 오징어 건조장이 늘어서 있었고 식당과 가공업, 관광까지 산업 구조 대부분이 이 어종에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어획량이 급감했다. 해수 온도 상승과 해류 변화로 어장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조업을 나가도 어획이 없는 날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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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다카히로(佐藤貴洋) 하코다테시 농림수산부 어업활성화대책 담당 과장. 그는 "어획 감소는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장기 변화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사토 과장은 "어획 감소는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장기 변화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코다테가 선택한 대응은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것이었다. 핵심은 어획 중심 산업에서 관리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 즉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이동이다.

"기후 자체는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생산 방식은 바꿀 수 있습니다."
시는 양식 확대와 자원 관리형 어업을 정책의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 자연 어획량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던 구조에서 생산량과 공급 시기를 계획하는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어민 지원도 어선 증가가 아니라 양식 시설과 기술 지원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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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마리컬처(킹살몬) 프로젝트 전시 수조. 인공 부화·사육으로 길러진 어린 연어들이 수조 안을 유영하고 있다. 자연 포획이 아닌 완전양식(완전養殖) 실험 과정을 설명하는 현장 교육용 설비./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하코다테, 해류구조가 한국동해 북부해역과 비슷
이 변화는 항구의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과거에는 하루 조업 결과가 곧 매출이었지만 이제는 생산 계획과 출하 조절이 가능한 산업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자연 의존 산업에서 관리 산업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하코다테 앞바다는 해류 구조가 한국 동해 북부 해역과 유사하다. 실제로 강릉과 속초 연안에서 나타나는 어종 변화와 비슷한 현상이 이곳에서도 관찰된다. 오징어 감소와 소형 어종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패턴이다. 사토 과장은 "어종 변화는 항구도시의 존립 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어획량 감소는 어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공업과 유통, 식당과 관광까지 도시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코다테는 수산업을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라 도시를 유지하는 기반 산업으로 다룬다. 어획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선택을 했다.

한국 동해안 역시 같은 질문에 직면해 있다. 강릉과 속초에서 오징어 어획 감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응은 여전히 어획량 회복 기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자연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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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하코다테 수산센터에 전시된 킹살몬. 길이 약 1m, 체중 16kg까지 성장하는 태평양 최대 연어종으로, 하코다테시 당국은 인공수정과 육상 사육을 결합한 '반완전양식' 방식으로 산업화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하코다테는 반대로 바다가 변하면 산업을 먼저 바꾸고 있었다. 생산 방식이 바뀌면 가공업이 바뀌고, 가공업이 변화하면 항구 경제가 유지된다. 사토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항구는 풍경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생산이 유지될 때 도시가 유지됩니다."
하코다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관광객 수가 아니라 산업 구조의 적응력에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바다 위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끝>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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