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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구조조정 본격화…‘다산소사’ 구조에 칼 댄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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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2. 18. 18:20

시총·공시·동전주 기준 강화
단기주가부양 상폐회피차단
2026.02.13 신한은행_본점 현황판 사진 2
13일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서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1106.08을 기록하고 있다./신한은행.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올해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최대 220개 사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코스닥이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를 벗어나 본격적인 체질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13일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코스닥 시장을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요건 강화가 아니라, 상장·퇴출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다.

거래소의 단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약 150개 사 내외(100~220개 사 추산)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가 약 1700개 사 수준임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시장의 약 10%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셈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 누적된 부실기업 문제를 한 번에 정리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은 38건이다. 지난 20년간 코스닥은 1353개사가 신규 진입한 반면 퇴출은 415개 사에 그쳤다. 기업 수는 급증했지만 지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는 점에서 시장 내 '좀비기업' 누적이 지수 부진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실제로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8배 이상 확대됐지만 지수 상승폭은 1배대에 그쳤다. 외형 확대와 지수 수익률 간 괴리가 심화된 셈이다.

이번 개혁안의 핵심은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다. 우선 시가총액 기준이 단계적으로 300억원까지 상향된다. 기존에는 2028년까지 순차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상향 일정을 앞당겨 올해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조기 적용한다. 아울러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평가 구간에서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적용해 단기 주가 부양으로 요건을 넘기는 방식의 회피를 차단한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된다.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평가구간에서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액면병합을 통한 형식적 회피도 차단된다.

이와 함께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하고 공시벌점 기준은 최근 1년 누적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한다. 중대·고의적 공시위반은 1회만으로도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상장폐지 심사 과정에서 기업에 부여되는 최대 개선기간도 1년으로 축소된다. 기존 2년에서 1년6개월로 줄어든 데 이어 추가 단축이다.

금융위는 코스닥본부 담당 부이사장을 단장으로 한 '집중관리단'을 구성해 2027년 7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다. 코스닥본부 경영평가에 관련 실적을 반영해 실질적 집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코스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기관투자가들은 그간 코스닥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부실기업 비중을 투자 제약 요인으로 꼽아왔다. 퇴출 기준 강화로 시장 신뢰도가 높아질 경우 연기금 등 장기 자금 유입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자 기업 비중이 높은 바이오·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혁신기업 육성과 퇴출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세밀한 운용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부실기업 퇴출과 함께 AI·우주·에너지 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 확대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혁이 단순한 퇴출 확대에 그칠지 아니면 코스닥의 구조적 할인 요인을 해소하는 전환점이 될지는 향후 상장·퇴출 흐름이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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