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데스크 칼럼]‘통계 착시’가 낳은 정책 오류…당진은 피눈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04010001424

글자크기

닫기

윤경현 기자

승인 : 2026. 02. 05. 07:57

KakaoTalk_20260204_112040613
윤경현 산업2부장
지금 당진은 눈물바다. 어쩌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불황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이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더해 미국발 관세 폭탄과 중국산을 비롯한 저가 수입 철강재로 직격탄을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을 지정했다. 또 정부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제시하며 철강의 재도약을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통해 지역사회 붕괴를 막기 위한 정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포항과 광양은 지난해 지정되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당진은 어려움에 허덕일 뿐 이렇다 할 보상이나 대책을 제시한 것도 전혀없다. 현실은 요원하다. 왜 당진만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걸까? 정부는 당진에서 제시한 숫자만으로는 지정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해줄 수 없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뿐. 현대제철의 지표가 나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고용인력이 증가하고 있어 위기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당진의 대표기업 현대제철이 내놓는 숫자는 해석이 필요하다는 게 충남도와 당진시의 한 목소리다. 단순히 숫자로만 봐서는 당진의 어려움을 읽을 수 없다. 탁상행정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선제공장 폐쇄와 현대제철의 포항 2공장 폐쇄는 포항시의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의 동력이 됐다. 수백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됐기 때문에 외형적인 어려움이 확실히 보였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마련했다. 일부 인원은 포항공장 정년자를 대체하고 남은 인원은 당진공장으로 보내졌다. 포항공장 폐쇄의 어려움을 당진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수치상 고용이 오히려 증가했다. 수치의 착시다.

당진 철강산업의 생태계는 어떤가. 당진에서 철근을 생산하는 A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가동률이 반토막이 났다. 고용불안이 커지고 근무 형태까지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강관제조사 B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철강 관세 타격과 건설경기 악화로 가동률 저하 상황을 맞고 있다. 생존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만 뾰족한 돌파구가 없다. 중소 강관제조사 C사는 미국 수출 도중에 날벼락을 맞았다. 선적한 이후 관세가 인상됐다. 하화시점에 엄청난 분쟁에 휩싸였다. 철강 경기 악화를 이유로 금융권에서는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고 이자율 인상을 조건으로 대출금 상환을 연장해 줬다는 증언이다.

당진의 철강노조 역시 산업위기선제대응 지역 지정을 요구하며 행동에 나섰다. 지난 1월13일 한국노총소속 당진철강노동조합협의회가 주축으로 지역사회가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고용위기에 내몰리게 된 노조에서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위해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진의 철강생태계가 망가지기 전에 정부의 발빠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한 숫자적인 충족보다 상황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필요하다. 당진 철강업체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눈물은 과장된 감정의 표현이 아니다. 삶과 생계 그리고 지역사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피눈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윤경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