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 여파로 '바이백' 옵션 만료…자산권 상실
인도, 매출 늘어도 원가 압박에 이익 '쇼크'…현지 공세에 내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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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이날 현대차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에 있던 생산 공장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고, 인도에서도 분기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중국·러시아·인도라는 현대차의 3대 주요 신흥시장에서 동시에 고전이 확인된 셈이다.
◇ 현대차의 중국 복귀 선언에 대한 관영 매체의 냉정한 평가 "수사보다 덜 낙관적"...뼈아픈 실기가 부른 위기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베이징현대(北京現代)는 성명을 통해 전동화 및 지능형 기술의 핵심 역량을 개방하고, 선임 기술 전문가를 파견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국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와 장젠용(張建勇) 베이징자동차(北京 汽車·BAIC) 회장이 1월 중순 회동한 직후 발표됐다. BAIC는 자원 공유, 공동 연구·개발(R&D) 플랫폼, 인재 배치와 마케팅 지원을 약속하면서 현대차의 프리미엄 포지셔닝과 현지화 심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차이나데일리는 "전망은 경영진의 수사보다 덜 낙관적"이라며 "이는 표현 자체가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전동화 역량을 여전히 '개방 중(opening up)'인 단계에 있다고 했는데, 중국에서는 신에너지차(NEV)가 이미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뒤처졌다는 지적이다.
차이나데일리는 폭스바겐·도요타도 현지 맞춤 전략을 폈지만 이러한 현대차보다 더 이른 움직임조차도 무의미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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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野村)증권의 조엘 잉 중국차·부품·기술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초점은 국내 브랜드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분석가는 "현대차가 중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초점은 오랫동안 서구 시장에 맞춰져 있었다"며 이것이 글로벌 톱4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주변적 존재(marginal player)'가 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차는 중국 사업을 관할하는 부서를 2019년에야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이전했으며 2020년 전후 영입한 중국인 고위 임원들은 충분한 권한이 없어 곧 떠났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중국 시장 전략이 '발표'와 '실제'에서 큰 차이가 나 현지화에 실패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현대차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베이징현대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카(SUV) 전기차 일렉시오(Elexio)는 지난해 10월 말 출시됐지만 11월 221대·12월 228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월 150만대 규모의 중국 NEV 시장에서 극히 작은 수치(tiny numbers)라고 차이나데일리는 평가했다. 베이징현대는 2030년까지 20개 모델을 출시하고, 그중 14개를 NEV로 구성하며, 연간 판매 50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베이징현대는 2025년 21만대를 판매하며 8년 만에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이 증가는 부분적으로 수출 물량 6만대에 기인한 것으로,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은 2016년 114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해 2024년에는 16만대 미만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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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이날 현대차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생산 공장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으며, 현지 생산 공장에 대해 보유한 바이백 옵션이 지난달 만료됐고 이를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성명에서 "기존 판매 차량에 대한 보증 수리와 고객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며 앞으로도 이런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해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다 2022년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매각했다. 당시 거래 금액은 상징적인 수준인 14만원(97달러)이었으며, 계약에는 2년 이내 재매입이 가능한 바이백 옵션이 포함됐었다.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 AGR 자동차그룹은 현대차로부터 인수한 공장에서 현대차가 제조·판매하던 '솔라리스(Solaris)' 등 브랜드를 유지한 채 차량을 생산해 왔다. 로이터는 당시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2년 이내에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걸려 있었고, 이 옵션이 지난달 만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침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로이터를 인용, "현대차가 러시아 자산을 되찾을 권리를 잃은 두 번째 외국 완성차 업체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따른 국제 제재로 외국 완성차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고, 그 공백을 중국 브랜드가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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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에서도 수익성 경고등이 켜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냈다.
10~12월 분기(회사 기준 3분기)에 매출이 1797억3000만루피로 시장 예상치(1784억1000만루피)를 웃돌았지만,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이익은 123억4000만루피에 그쳐 시장 예상치(139억3000만루피)를 밑돌았다. 원자재 및 직원 관련 비용 상승으로 비용이 8% 증가했고, 특히 원자재 비용은 14.8% 급증했다.
인도법인은 10~12월 분기에 수출이 21% 증가하며 전체 판매를 5% 끌어올렸지만, 현지 업체 타타자동차와 마힌드라 앤드 마힌드라의 신형 SUV와의 경쟁으로 내수 판매가 정체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