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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궁금하고 저렴해서 구매”… ‘한판 5990원’ 美 계란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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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2. 02. 17:45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홈플러스 판매
정부, 조류인플루엔자 대비 선제 수입
국산 8990원 대비 최대 3000원 저렴
"수입 제한적이지만 가격 경쟁 가능성"
"국내산이랑 뭐가 달라요? 맛이 있을까요?"

지난달 31일 오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유성점 신선식품 매대에 진열된 흰색 미국산 계란을 본 소비자들은 담당 직원에게 이같은 질문을 전했다. 주말을 맞아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은 국내산 계란과 미국산을 비교하며 가격표를 유심히 살폈다. 일부는 국산 계란을 내려놓고, 미국산 계란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날 전국 홈플러스에서는 미국산 계란 판매가 본격 시작됐다. 소비자들은 1판(30구)당 5990원에 판매되는 미국산 계란 앞에 발길을 멈췄다. 구매 가능 수량은 1인당 2판이다. 같은 날 옆에 진열된 국산 계란 1판 가격은 특란 기준 7990원이었다. 국산 백색란 가격은 1판당 8990원으로 적혀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 A씨는 미국산 계란 2판을 쇼핑카트에 옮겨 담았다. 그는 "가격이 싸니까 한 번 구매해보려고 한다"며 "수입산 계란을 사본 적은 없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소비자 B씨는 미국산 계란 4판을 카트에 담았다. 동행인이 있는 만큼 최대 수량을 구매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계란값이 오르고 있는데 싸니까 눈길이 간다"며 "미국산이라고 특별히 거부감은 없다. 수입해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니 소독도 더 철저히 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국내산 계란을 고집하는 소비자도 일부 있었다. 이들은 국산 계란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과거 수입산 (계란을) 구매했을 때 느끼한 맛이 났다" "늘 사던 것으로 샀다" "수입산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국산으로 골랐다" 등 반응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서귀포를 제외한 전국 홈플러스 지점에서 미국산 계란 판매가 개시됐다. 총 공급물량은 약 4만5000판으로 이 중 80%를 1차 판매한다. 설 직전까지 나머지 물량도 모두 소진할 계획이다.

국내 대형마트에 미국산 계란이 비치된 배경에는 정부의 수입 결정이 있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달 7일 계란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해 미국산 신선란 224만개를 들여오겠다고 발표했다. 2024년 1월 이후 약 2년만이다.

초도물량은 수입 결정 이후 16일만에 국내에 도착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23일 미국산 계란 약 112만개를 인천공항을 통해 들여왔다. 해당 계란은 미국 농무부(USDA)가 검증한 백색란 L사이즈(56.7g 이상)로 국산 대란에 해당하는 크기다. 잔여 물량도 지난달 말까지 수입 완료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수입을 두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급불안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이달 2일 기준 2025~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총 38건으로 이 중 산란계 농장에서 17건이 발생했다. 산란계 살처분 규모는 약 443만마리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살처분 개체수가 400만마리를 넘어설 경우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계란값은 1판당 평균 7180원으로 시작해 지속 '7000원' 선을 웃돌았다. 지역별 최고 가격은 7990원까지 치솟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의하면 지난달 주차별 계란 1판 평균 소매가격은 1주차 7076원, 2주차 7197원, 3주차 7224원, 4주차 720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 대비 최대 12% 비싼 수준이다. 5주차에 들어서면서 계란값은 6196원으로 내려왔다. 평년(6550원)보다 가격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새해 들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산지가격이 우선 하락해야 소비자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산지가격은 특란 1판당 5220원으로 평년 대비 9.6%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도 6.4% 높다. 통상 선별·포장 시 계란 1개당 50원가량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소매가가 7000원대를 형성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당국은 현재 계란 공급량이 충분한 만큼 정부 할인지원 등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집계를 보면 2일 기준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약 7927만마리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일일 평균 계란 생산량도 4932만개로 지난해보다 0.7%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이마트·롯데마트 등에서는 자체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고, 정부 할인 및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도 추진 중"이라며 "미국산 계란 유통물량이 국산란 대비 4%대로 크진 않지만 (업계의) 가격 경쟁을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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