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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흥시장 재편 본격화 ‘시동’…러 대신 印·아세안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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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2. 02. 18:03

현대차, 러 공장 바이백 옵션 행사 안해
생산 복귀 가능성 낮아져…사실상 철수
인도·아세안 등 신흥 시장 공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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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달이 만료였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재매입(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쟁 장기화, 중국 완성차 업체의 시장 잠식 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 축은 인도와 아세안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생산·판매는 물론 연구개발과 전동화 전략까지 아우르는 현지화 중심의 중장기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만료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차의 러시아 생산 거점 복귀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24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가 시작되자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해당 공장을 러시아 아트파이낸스에 약 14만원에 매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2024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아트파이낸스에 약 14만원에 매각했고, 당시 계약에는 2년 내 공장 지분 100%를 다시 매입할 수 있는 환매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번에 해당 옵션을 포기하면서 러시아 재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1990년 러시아에 차량을 처음 수출한 이후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등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와 함께 현대차가 철수한 사이 중국 완성차 업체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현대차가 재진출하더라도 경쟁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 신차 시장에서는 체리자동차, 지리자동차 등 중국 브랜드가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차의 시선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으로 더욱 뚜렷하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인도는 생산·판매는 물론 연구개발(R&D)과 현지화 전략의 거점으로 격상되고 있다. 현재 인도 첸나이 공장을 가동 중이며, 푸네 공장은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 공장을 합친 연간 생산능력은 100만대 이상으로, 인도 내수는 물론 중동·아프리카·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 모델과 현지 전략 차종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시장 대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의선 회장 역시 지난달 인도 출장에서 "현대차는 30년간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아 성장했다"며 "인도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또 다른 30년을 내다보는 홈브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현지화 전략은 고도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러시아는 지정학적 변수와 시장 구조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인도와 동남아는 중장기 성장성이 뚜렷한 시장"이라며 "현대차는 신흥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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